[ET] “집주인이 전화안받아요” 전세런에 악성미분양…집값 추가 하락 불가피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4월10일(월) 17:50~18:25 KBS2
■ 출연자 :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30410&1
[앵커]
요즘 전세 계약 만기가 두려운 건 세입자가 아닌 집주인입니다. 계약할 당시보다 전세 가격이 너무 떨어져서 기존 세입자에게 내어줄 보증금이 모자라 애를 태우고 있답니다. 금융시장의 뱅크런 같은 이른바 전세런도 벌어지고 있다는데, 어떤 의미인지 들어보겠습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 나오셨습니다. 위원님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최근 부동산 시장 살아나고 있다, 뭐 이런 얘기도 들리고 어떻게 시장에 봄이 오는 겁니까?
[답변]
최근에 거래량도 좀 회복하고 가격도 반등하면서 시장에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요. 사실 누구 입장에서 봄입니까? 이런 상황이?
[앵커]
입장마다 좀 다르게 볼 수도 있겠네요.
[답변]
그렇죠.
[앵커]
그럼 제가 질문을 정정해야 될 것 같아요.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봄이 온 걸까요?
[답변]
올해 전체적인 시장 상황에서는 지금 봄이 오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어쨌든 가격 안정화가 굉장히 중요한데 그런 측면에서 올해 가격 안정화가 가능하다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격 안정화라는 것은 다시 말해서 집값 하락을 지금 전망하고 계시다는 건데 이 집값 하락의 전망 근거, 그러니까 지금 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고 계신 게 어떤 것들이에요?
[답변]
2023년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세입니다. 그래서 전세 가격 하락이 부동산 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사실 올해 가장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전셋값 한 얼마 정도 떨어졌습니까? 뭐 하락했다는 얘기는 계속 들리는데 실태가 어때요?
[답변]
일단 저희가 기본적으로 지수 측면에서는 한 15% 정도 하락한 상황인데요. 실제로 실거래가를 보면 굉장히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화면에 보시는 것처럼 뭐 일부 지역일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예를 들어서 송파구의 잠실동에 보시면 지난해 한 17억 이상 하던 전세 가격이 10억 밑으로 하락했고요. 서초구의 반포동 아파트는 20억 대를 넘던 아파트가 지금은 12억 대에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뭐 반값 전세다, 이런 얘기도 나오는 것 같은데 일부 몇몇 거래 가지고 이게 너무 좀 과도하게 해석하는 건 아닐까요? 전세 시장이 그런 것처럼?
[답변]
전세시장이 굉장히 독특한 게 뭐냐 하면 주택 가격은 떨어져도 안 팔면 됩니다. 근데 전세 가격이 이렇게 떨어지면 모든 전세가 만기 계약할 때 연장을 해야 되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이런 가격에 수렴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요. 그래서 이렇게 거래가 시작되고 있는 건 시장에 전체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거죠.
[앵커]
전세 가격이 뭐 22억 원이 된 적이 있다는 거 이것도 다 되게 놀라운 건데, 너무 높았던 게 좀 정상화되는 그런 과정이라고 보는 건 안 될까요?
[답변]
그렇습니다. 그렇게 판단할 수도 있는 거죠. 특히 2020년과 2021년도에 전세 가격이 폭등했는데요. 그 이유는 뭐냐 하면 두 가지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금리가 워낙 낮았기 때문에 전세 관련된 대출이 크게 폭증했고요. 두 번째는 뭐냐 하면 임대차 보호법 때문에 2년이 4년으로 연장되면서 일시적으로 오르는 부분이 컸거든요. 그런 것들이 중복되면서 전세 가격이 굉장히 빠르게 상승했고 반대로 지금 그렇게 높았기 때문에 하락 폭도 크게 나타나는 거죠.
[앵커]
임대차 3법 등장하면서 전세 가격이 고점을 찍은 게 2021년 아닙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불과 2년 전인데 이제 그분들이 계약 갱신하는 시기가 올해가 될 거라는 말이죠.
[답변]
맞습니다.
[앵커]
그러면 어떻게 전셋값은 앞으로 더 떨어질 거라고 봐야 되는 겁니까?
[답변]
그러니까 저희가 이렇게 격차, 차이가 되게 중요한 거예요. 가장 고점을 찍었던 게 2021년도인데 앵커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올해 만기 연장이라든지 재계약을 해야 됩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는 금액의 하락 폭이 굉장히 클 수 있거든요.
[앵커]
그렇겠죠.
[답변]
그런 영향이 크지 않을까, 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집주인 입장에서는 그 당시 전세 가격과 지금 가격이 워낙 차이가 크니까 그 차액만큼을 돌려줘야 하는 그런 부담이 생기잖아요. 여기서도 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답변]
그래서 흥미로운 지점은 뭐냐 하면 이렇게 한국의 전세 가격이 떨어진 게, 이렇게 큰 폭으로 떨어진 게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집주인들도 전세 가격은 계속 오를 줄만 알았는데 떨어지니까 최근에는 전화가 잘 안된다고 해요.
[앵커]
전화 안 받는다고요, 집주인이?
[답변]
네, 그래서 제가 뭐 그냥 말씀드리는 게 아니고 실제로 그렇게 계약하는 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게 전세보증금 돌려달라는 그런 요구, 이걸 빗대서 전세런 이런 얘기도 나오는 것 같아요.
[답변]
전세런은 제가 만든 단어입니다. 한국에 없던 단어인데요. 제가 처음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왜 이런 얘기를 하냐면 말씀드린 것처럼 전세를 통해서 집을 투자 목적으로 갖고 계신 분들이 많거든요. 근데 전세를 다시 돌려달라고 했을 때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가 있다는 거죠.
[앵커]
그러면 이 전세 가격의 급격한 하락이 매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가 어떻게 예상해야 될까요?
[답변]
그렇죠. 두 가지 영향이 있을 텐데요. 첫 번째는 뭐냐 하면 투자 수요가 감소하게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갭 투자가 굉장히 많은데 전세 가격이 떨어지면 갭 투자가 감소할 수밖에 없겠죠. 갭 투자는 여러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사람들인데요. 전세 가격이 떨어지면 투자 수요가 줄게 돼 있습니다.
[앵커]
그 갭 투자라는 것은 매매가고 전세가가 거의 붙으려고 하는 그 시점에서 많이 일어나잖아요.
[답변]
그렇죠, 그렇죠.
[앵커]
전세가가 요즘 너무 많이 떨어져서 격차가 굉장히 커서 뭐 갭 투자할 수 있는 그런.
[답변]
할 수 없죠, 할 수 없죠.
[앵커]
상황일 것 같은데요.
[답변]
그리고 또 두 번째 영향이 어디에 미치냐면 집을 투자 목적으로 갖고 계신 분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그렇게 일종의 전세 레버리지를 통해서 집을 매수해 놨는데, 보유하고 있는데 전세를 돌려달라고 하면 대출을 받든지 아니면 집을 매각해야 되잖아요. 그런 측면에서는 일종의 매도 물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전반적인 상황을 판단했을 때 저희가 전세 매매 비율을 좀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전세 매매 비율이라는 건 그러니까 분모에 매매가를 두고 분자에 전세가를 두고 그 비율을 말씀하시는 거죠?
[답변]
그렇죠. 주택 가격 중에서 전세 가격이 차지하는 비율, 이 비율에 따라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투자 수요와 그리고 매도 물량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앵커]
예, 그런데 지금 전세 매매 비율이 50%가 깨졌다.
[답변]
그렇죠.
[앵커]
지금 그런 얘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자, 어느 정도인지 보면 48.4%. 이 숫자를 우리가 어떻게 읽어야 됩니까?
[답변]
일단 지금의 전세 매매 비율이 왜 떨어지고 있느냐 원인 파악을 해야죠. 지금은 전세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전세가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다음 단계는 어떤 게 예상되냐면 전세 가격이 떨어지면 앞으로 집값이 추가 하락하게 돼 있습니다. 그러면 분모가 가격이 하락하잖아요.
[앵커]
그렇죠, 예.
[답변]
그러면 전세 가격이 조금 반등할 수 있어요.
[앵커]
그렇겠네요.
[답변]
그런 상황이 앞으로 전개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되면 시장이 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지금 뭐 전세가율은 붕괴한다. 그런데 거래량은 또다시 회복되고 있다. 지금 여러 가지 수치를 놓고 엇갈린 그런 전망들이 계속 나오잖아요. 지금 시장을 볼 때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봐야 될 것 딱 한 가지를 꼽는다면 연구원님은 어떤 거 말씀해 주실 수 있으세요?
[답변]
당연히 거래량입니다. 거래가 얼마나 빈번하게 되고 회복되고 추세적으로 증가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데요. 그런 측면에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최근에 약간의 변화가 있어요. 잘 보시면 올해 2월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2,000건을 넘어서면서 사실 1,000건이 안 됐는데 2,000건을 넘어서면서 시장이 회복하는 거 아니냐 이런 기대감을 사실은 지금 형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뭐냐면 지금 왜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느냐 원인 파악을 해야 되는 거예요. 그래서 왜 증가하냐면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에 증가한 거예요. 이 원인 파악이 되게 중요한데 그래서 최근에 다시 가격이 조금 회복하잖아요.
[앵커]
그러니까 가격이 오르면서도 거래량은 늘 수 있는 거 아니에요?
[답변]
시장이 진짜 회복할 때. 그래서 거래량이 추세적으로 회복하는 걸 잘 보셔야 되는데 그래서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린 거예요.
[앵커]
그러니까 아직은 추세적인 그런 상승으로 볼 수 없다.
[답변]
그렇죠. 왜냐하면 다시 가격이 조금씩 스물스물 오르기 시작하면 거래량이 다시 떨어질 거예요. 이미 떨어지고 있고, 그런 측면에서는 거래량이 추세적으로 회복하기는 어렵고 향후 진짜 회복하고 거래량이 가격 상승을 얘기하기 위해서는 거래량의 추세적인 증가 회복세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씀을 그래서 강조하는 겁니다.
[앵커]
거래량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 아, 이건 추세적인 상승이구나, 라고 판단을 할 수 있을까요?
[답변]
절대량보다도 흐름이 되게 중요한 거예요, 자산 시장에서는. 그런 차원에서는 제가 볼 때 최소한 4개월에서 5개월 이상의 지속적인 증가 추세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는 단순하게 2,000건, 3,000건, 4,000건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런 흐름을 잘 보실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자, 지금 시장 상황에서 중요한 건 전세 이야기하셨는데 그거 말고 다른 것도 봐야 될 것 없습니까?
[답변]
2023년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서 또 하나 중요한 거는요. 미분양 아파트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미분양 아파트가 또 증가하고 있고 위험이 커지고 있는데 이런 미분양 아파트가 또 어떻게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여러분들이 관심 있게 보시면 좋으실 것 같습니다.
[앵커]
미분양 문제다, 라는 얘기는 계속 나오는데 한 어느 정도까지 지금 늘어나 있습니까?
[답변]
현재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7만 5,000가구 이상으로 증가한 상황인데요. 더 문제가 되고 있는 건 준공 후 미분양으로 해서 악성 미분양입니다.
[앵커]
다 지었는 데 들어올 사람 없는 거?
[답변]
그렇죠. 완전히. 그래서 보시는 것처럼 2월 기준 전국에 8,554호의 미분양 준공 후 미분양이 쌓이고 있는데요. 이런 아파트들이 사실은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앵커님 한번 생각해 보세요. 건설사 입장에서 이렇게 끝까지 안 팔리면 건설사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앵커]
그럼 뭐 할인 분양해야죠. 뭐 우리 사장님 미쳤어요. 이런 거 나오지 않겠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그래서 건설사들이 최근에도 보면 불가피하게 할인 분양에 나서고 있고 일부 미분양 아파트는 할인 폭이 굉장히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화면에 보시는 것처럼 서울 지역도 이미 30% 이상의 할인을 해서 미분양 아파트를 팔고 있고요. 경기도에도 이미 할인 분양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앵커]
근데 사실 어떻게 보면 이런 예측이 참 무의미하다고 느껴지는 게 가끔은 정부가 요즘에 계속 부동산 부양 정책을 내놓으면 흐름이 또 확 바뀌잖아요. 무슨 특례 보금자리론이라든지 전매 제한 완화, 이런 거 나오니까 다시 여기서 그냥 가격이 계속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은 그런 생각이 있고 워낙 우리가 또 집값 상승에 대한 강렬한 기억이 있어서 그런 기대감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아직은요.
[답변]
그렇죠. 그런데 이런 시장의 큰 흐름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투자 수요라든가 아니면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들, 뭐 전세가율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일으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정부의 정책이 시장의 큰 흐름을 바꾸기에는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고요. 물론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그런데 단기에 미치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좀 유의해서 보실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이광수 위원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답변]
고맙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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