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40대女 납치·살해 배후 재력가 부인 구속

살인교사 혐의...이경우 제안에 남편과 범행 모의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유모씨의 부인 황모씨가 1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인 사건의 배후로 드러난 재력가 아내 황모씨(49)가 구속됐다. 

1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피해 여성 A씨의 납치, 살해에 가담한 혐의(강도살인 교사)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황씨를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했다. 그리고 증거 은멸이 우려된다며 황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황씨는 남편 유모씨(5·1구속)와 함께 이 사건의 주범 이경우(35)로부터 A씨와 A씨 남편의 납치·살해를 제안받은 뒤 이에 동의, 지난해 9월 착수금조로 2천만원 등 모두 7천만원을 이경우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지난 8일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황씨는 유씨, 이경우와 함께 A씨 부부를 납치·살해하고 가상화폐를 빼앗아 현금으로 바꾸는 방법 등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9월께 유씨 부부 계좌에서 7천만원이 인출된 후 이경우의 부인 계좌로 2천995만원, 10~12월 사이 수백만원씩 모두 1천565만원이 입금된 내역을 확인했다.

또 이경우는 대학 동창 황대한(36)에게 A씨 납치·살해를 제안하고 유씨와 황씨로부터 받은 돈 중 1천320만원을 건넸다. 황대한은 이 돈으로 대포폰, 차량, 청테이프 등 범행에 필요한 도구를 미리 준비하는 한편 연지호(29)에게도 범행 가담을 제의했다. 

특히 황씨는 남편과 함께 이경우에게 A씨의 가상화폐 소유 여부를 확인했을 뿐 아니라 범행 직후 이경우의 아내 B씨를 만나 휴대전화 폐기를 주문했다. B씨는 실제로 휴대폰을 부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황씨는 남편 유씨와 함께 경찰의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경찰은 황씨에 대한 구속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유씨 부부의 신상을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유씨와 황씨에 대해 강도살인으로 혐의를 변경할 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교사죄는 범죄 의도가 없는 사람에게 범행하도록 해야 성립되기 때문이다. 유씨 부부는 이경우의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한 만큼 살인 교사 혐의를 적용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 부부의 혐의가) 강도살인 교사인지, 강도살인 공범인지를 구속 기간 중 추가 수사에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김동식 기자 kds77@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