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보다 자리 보전" 판교밸리 노조 바람
대형 게임사 엔씨소프트
민주노총 산하노조 출범
이직 한파에 고용안정 추구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판교에 노동조합 설립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경기 한파에 이직 시장이 꽁꽁 얼어붙자 노조를 중심으로 '일자리를 지키자'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노동 유연성이 높았던 정보기술(IT) 생태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에 노조가 처음 설립됐다. 넥슨·스마일게이트·엑스엘게임즈·웹젠 등에 이어 게임업계에서 다섯 번째로 탄생한 노조다.
엔씨소프트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지회는 이날 정식 출범을 발표하면서 지회 이름을 '우주정복(우리가 주도적으로 정의하는 행복한 회사)'으로 명명했다. 요구 사항은 △투명한 평가와 공정한 보상 시스템 △고용안정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 등이다.
최근 임직원 간 연봉 격차가 커지고, 직원들에 대한 성과 보상이 줄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노조 설립 목소리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송가람 지회장은 "우리 권리를 보호하고 목소리를 회사에 잘 전달하기 위해 노조를 설립했다"며 "지회와 함께 회사를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네이버·카카오·넥슨·스마일게이트 노조 등이 소속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IT위원회는 우주정복에 지지를 표명하고 엔씨소프트 직원들에게 노조 참여를 촉구했다.
그동안 IT·게임업계는 성과주의를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직이 잦아 다른 업종보다 직원들 결집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 빅테크의 대명사 네이버·카카오에서 노조 조직률이 높아지는 등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카카오 노조 가입률이 최근 50%에 근접했고, 네이버도 40%에 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임원급 인사는 "코로나19 전후로 특수를 누리면서 많은 직원이 재택근무와 함께 높은 연봉을 받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경기 악화로 인해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김대기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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