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되면 가슴이 쿵쾅…'월요병' 없애는 마법의 5단계

정심교 기자 2023. 4. 1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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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같은 주말, 꿀맛 같은 휴식 뒤로 어슬렁거리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월요병'이다. 월요일만 되면 비몽사몽 일하거나, 온몸이 쑤시고 뻐근해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어하는 직장인이 적잖다. 심한 사람은 일요일 오후부터 다음 날 출근할 게 두려워 가슴이 쿵쾅거리고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월요병'을 의학적으로 없앨 수는 없을까. 전문의들의 조언을 받아 월요병을 깔끔하게 물리치는 다섯 단계를 제시한다.
Step 1. 주말 기상 시간은 주중과 비슷하게
월요병은 질환은 아니지만, 월요일마다 신체적·정신적 피로를 느끼는 증상을 통칭한다. 월요일부터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불안감과 두려움, 노는 게 끝난다는 일요일 저녁의 우울감이 월요병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월요일마다 집중이 잘 안되고 짜증이 나면서 예민해지고 업무 성과가 잘 오르지 않는다면 월요병을 의심할 수 있다.

월요병은 의학적으로 '수면 리듬'과 관련성이 깊다.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노성원 교수는 "뇌를 비롯한 신체의 일주기(하루) 생체리듬은 24시간이 아닌, 25시간에 가깝다"며 "몸은 가만히 있으면 25시간을 주기로 살게 돼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생체리듬을 24시간으로 한 시간 당겨주는 '생체 시계'가 있다. 바로 뇌 속 '시교차 상핵(視交叉 上核)' 또는 'SCN'(suprachiasmatic nucleus)이라 불리는 뇌 속 작은 기관이다. 시교차 상핵은 시신경이 교차하는 곳 바로 위에 있다. 노 교수는 "아침에 쐬는 햇빛이 눈을 통해 뇌로 들어오면 뇌 속 시교차 상핵이 뇌의 일주기 리듬을 25시간에서 24시간으로 저절로 당겨준다"며 "그래서 신체가 태양의 주기에 맞춰 24시간 단위로 적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요즘처럼 겨울을 지나 맞이한 봄엔 해가 더 빨리 뜨고, 해가 떠 있는 시간이 겨울보다 길다. 이 때문에 몸에서 일주기 리듬의 시작점을 앞당겨야 해 눈을 일찍 떠야 하는데, 몸이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일종의 '시차 적응'인 셈이다. 봄에 피곤하고 졸린 춘곤증이 나타나는 이유다. 노 교수는 "월요병은 '춘곤증의 축소판'이라고 볼 수 있다"며 "주말에 늦잠 자느라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면 일주기 리듬이 뒤로 밀리는데, 월요일에 다시 일찍 일어나면 몸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려 피곤함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주말에 일어나는 시각을 주중과 같거나 최대한 비슷하게 유지하면 월요일에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다. 뇌에선 송과선에 햇빛이 들어온 순간부터 일주기 리듬을 계산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요일 오전에 일어난 후엔 실내에 머물거나 추가로 잠자려 하지 말고, 오전 중 밖에 나가 햇빛을 충분하게 쐐보자.
Step 2. 부족한 잠은 낮잠 또는 일찍 잠들어 채우기
주말 기상 시각이 주중과 같아지면 억울한 게 있다. 바로 주중에 충분하게 채우지 못한 잠이다. 하지만 기상 시각을 유지해도 주중 부족한 잠을 주말에 건강하게 채울 수 있다. 그 방법으로 노 교수는 2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평소대로 일어나되 30분 이내로 낮잠을 자는 것이다. 노 교수는 "낮잠은 짧게 잘 수록 개운하면서 효과가 좋다"며 "낮잠을 그 이상 더 오래 자면 깨어나는 데 오래 걸리고 머리가 무거워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언급했다. 낮잠은 그날 저녁 수면을 위해 오후 3시 전까지만 취한다. 단, 평소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낮잠을 자선 안 된다.

둘째, 잠자리에 좀 더 일찍 드는 것이다. 주중 부족한 잠이 2~3시간이면 평소보다 2~3시간 더 일찍 자려는 시도 자체는 권장된다. 단, 잠이 오지 않는데 억지로 잠이 들려 노력하면 되레 불면증을 유도할 수 있으니 잠을 청해도 잠이 오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낫다.

핵심은 이 두 가지 방법 가운데 딱 하나만 선택하라는 것이다. 두 가지 모두 시도할 경우 생체 리듬을 무너뜨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말에 이미 낮잠을 잤다면 그날 밤 평소보다 일찍 잠들고 싶어도 잠이 일찍 오기 힘들어서다.
Step 3. 일요일에 월요일 업무 맛보기
월요병이 심한 사람은 월요일 출근 후 업무성과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런 사람은 일요일 저녁에 다음 날 해야 할 일을 맛보기용으로 조금이라도 하는 게 권장된다. 일종의 '워밍업'인 셈이다. 노 교수는 "밀린 업무나 해야 할 일을 주말에 덮어두고 외면하기보다는 월요일에 해야 할 일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해보거나, 조금이라도 작업을 해두면 월요병이 한결 덜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월요일을 맞이하고 싶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적고, 여기에 대한 해결 방법을 적어 실행하는 것도 좋다. 또 다음 날부터 시작되는 한 주간의 일정을 미리 점검하면 월요일 출근 이후 직면할 업무에 대한 반감도를 떨어뜨리는 데도 도움 될 수 있다.


Step 4. 월요일 아침밥 먹고 물 수시로 마시기
아침 식사를 거르면 뇌에 공급할 에너지와 몸의 활력을 주는 단백질·탄수화물 등 다양한 영양소가 부족해져 기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 경우 공복감으로 점심을 많이 먹게 되고, 오후엔 식곤증으로 더 졸리고 피곤해진다. 따라서 단백질·탄수화물이 포함된 아침 식사를 간단히 하는 게 월요병 극복에 도움 된다.
특히 채소·과일은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해 신체에 활력을 주고 피로감을 해소하는 데 필수적이다. 비타민 중에서도 비타민C·B1·B2가 풍부한 토마토, 미네랄 가운데 칼슘·철분이 많아 강장효과를 내는 양파, 비타민A가 풍부해 심신에 안정과 활력을 주는 당근이 추천된다. 출근 전 바쁜 시간대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샐러드를 과일주스와 함께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분 섭취는 머리를 맑게 하고 노폐물을 배설하며 생리기능을 돕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월요일 출근 후엔 물·차(茶)를 마셔 수분을 보충해보자. 차 가운데 녹차는 스트레스 해소와 면역력 증강에 유익하다.
Step 5. 월요일 출근 후 수시로 스트레칭 하기
주말엔 장거리 여행이나 늦은 시간까지의 음주, 영화감상 등 평소보다 신체 활동량이 많아지거나 늦은 시간까지 활동하는 경우가 늘어 근육의 피로도가 쌓이기 쉽다. 심한 운동이나 활동을 한 후 근육 피로가 잘 나타나며, 근육을 수축할 때 근육이 욱신거리고 쑤시는 증상을 동반한다.

이런 사람은 월요일 출근 후 몸을 이완하는 스트레칭 동작을 틈틈이 해보자. 월요병을 타파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우리 몸은 여러 가지를 동시에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팔다리를 움직이는 운동을 하는 순간 생각을 주로 하는 머리는 상대적으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며 스트레칭 동작의 이로움을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월요병을 타파하는 스트레칭 동작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생각하는 로댕' 동작은 한 손으로 턱을 뒤로 당긴 후 양손을 머리 위로 얹고 지그시 아래로 당기는 방식이다. 둘째, '브릴 치킨'은 턱을 뒤로 당긴 상태에서 손바닥을 앞으로 내보인 후 손바닥이 밖을 보도록 최대한 가슴을 펴 뒤쪽 날개뼈를 서로 만나게 오므리는 동작이다. 셋째, '날개펴기'는 손을 깍지 끼고 앞으로 쭉 내민 후 깍지 낀 손을 앞으로 쭉 내민 상태에서 등은 최대한 뒤로 빼는 방식이다. 각 스트레칭을 2회씩 따라 하면 되고, 한 자세는 10~15초 동안 유지한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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