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노든 폭로'후 동맹국 감청중단 약속했지만 …
문건에 '비밀·외국인금지' 표시
美, 최초 유출자 파악 총력전
러 "젤렌스키도 감시대상일듯"
지난달부터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미국 정부의 기밀 문건 100여 쪽에는 동맹국과 적국에 대한 광범위한 도·감청으로 작성된 특급 비밀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2013년 '스노든 폭로' 이후 최악의 도청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이던 에드워드 스노든은 2013년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프리즘(PRISM)'이라는 감시 프로그램으로 자국민 수백만 명의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하고 한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우방국 정상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러한 여파로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동맹국 정상을 상대로 도·감청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미국 정보당국은 동맹국 정보를 은밀히 계속 수집해왔고, 이러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간간이 보도되다가 이번 기밀 문건 유출로 재확인됐다. 해당 문건은 미 합동참모본부가 정보기관 보고서를 취합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 대통령실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였던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이 우크라이나에 포탄 지원 방법을 놓고 고심하는 대화 내용의 경우 '신호정보(SIGINT·시긴트)'에서 확보됐다는 표현이 들어가 있다. 미국 정보당국이 전화나 전자메시지를 도청해 기밀정보를 얻어냈다는 뜻이다.
미 법무부는 정부 문건 유출 경로와 배후를 추적하는 등 진상 규명에 착수했다. 무엇보다 지난달 게임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에 최초로 문건을 올린 유출자 신병 확보가 관건이다. '비밀/외국인 금지(SECRET/NOFORN)' 표시가 붙은 문건이 소셜미디어에 노출된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사건은 미국 내부자의 소행으로 점쳐진다.
다만 러시아가 배후에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출된 문건의 생성 날짜가 대체로 2월 말부터 3월인 점을 고려할 때, 그 당시 독일에 위치한 미군기지에서 봄철 워게임에 참여한 우크라이나군이 문건을 빼돌렸을 수도 있다.
중국은 한미 관계의 불평등 때문에 이번 감청 파문이 발생했다며 미국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한국은 결국 미국 때문에 상처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이번 사건에 대해 "꽤 흥미롭다"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감시 대상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 베이징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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