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2030 영끌족 3월 주담대 2조3천억 증가
특례보금자리론 25조 돌파
최저 연 3%대 금리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없는 '특례보금자리론'의 흥행으로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증가했다.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지난 3월 은행 전체 가계대출은 줄었지만 주담대가 전월 대비 2조3000억원 늘면서 감소폭을 상당 부분 줄였다.
10일 한국은행의 '2023년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은행 주담대 잔액은 800조8142억원으로 지난 2월 798조5284억원보다 2조2858억원 증가했다.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12월 798조8241억원, 올해 1월 798조8427억원 등으로 횡보하거나 소폭 감소하다가 3월 들어 크게 늘었다. 은행 전체 가계대출은 3월 1049조9488억원으로 2월(1050조6169억원)보다 줄었지만 주담대가 증가하며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대비 감소폭은 축소됐다.
한은의 은행 주담대 계산에는 주담대와 더불어 주택 관련 대출(전세자금대출, 이주비·중도금대출)이 포함된다. 한은은 "전세자금 수요 감소가 지속됐으나 아파트 매매 거래 증가, 특례보금자리론 실행 등 여러 영향으로 주담대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전세자금대출은 3월에도 전월 대비 2조3000억원 줄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금융감독원은 "특례보금자리론 잔액이 7조4000억원 증가했고, 집단대출은 9000억원, 일반 개별 주담대는 1조9000억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주담대 증가를 이끈 요인으로 최저 연 3.25% 금리로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정책모기지 상품 특례보금자리론의 흥행이 꼽힌다. 지난 1월 30일 선보인 특례보금자리론은 출시 당일 홈페이지에 수천 명의 대기열이 형성되는 등 인기를 끌었고 이후로도 꾸준히 신청이 이어졌다.
특례보금자리론 주무부처인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액은 25조6000억원으로 연간 공급액의 65%가 찼다.
금액별로 살펴보면 신규 주택 구입을 위한 신청액이 11조7605억원으로 전체 중 46.0%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기존 대출 상환을 위한 신청액은 11조6177억원(45.4%), 임차보증금 반환 신청액은 2조1851억원(8.6%)이었다.
현장에서는 20·30대 젊은 세대가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해 생애 첫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의 주택 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 2월 20대 이하와 30대의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은 31.96%로 30%를 넘어섰다. 30%를 넘긴 것은 2년 만이다. 천안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소득 제한이 풀리니까 그동안 (정부 정책대출이) 안 됐던 사람들이 매수로 돌아섰다"면서 "이 근처 대기업에 다니는 젊은 부부들이 급매로 나온 것을 많이 샀다"고 말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이 DSR을 적용하지 않고 소득 요건을 없앤 점에 20·30대가 호응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번 상승장을 놓친 젊은 세대들이 정부가 한시적으로 대출을 풀어줄 때 기회를 놓치지 말자고 생각하고 매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고정금리로 최대 50년간 대출이 되는 특례보금자리론에 생애 첫 취득세 감면,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까지 정부 혜택 3종 세트를 두고 "안 받으면 손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지난번 상승장을 통해 20·30대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또 가격 급등과 DSR 등 대출 규제로 '사고 싶어도 못 사는' 경험을 하면서 이번에 정부가 풀어줄 때 급매 위주로 적극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올해 초 가격을 요즘은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서정원 기자 /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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