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철 힘들고 자차 끌기는 부담" 재택 끝나자 판교직원 불만 속출
택시비 인상에 주차비도 들썩
쏘카 등 카셰어링 이용자 쑥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 위치한 한 정보기술(IT)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A씨(30대)는 전면 재택근무가 풀린 지난달부터 공유 차량(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2년 만에 사무실 출근으로 근무 방식이 바뀌면서 대중교통으로 1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를 왕복하는 게 힘들다고 판단해서다. A씨는 "차를 사자니 매일 출근하는 것도 아니고, 비싼 판교 주차비를 고려할 때 카셰어링을 이용하는 게 가격적으로 합리적이라고 봤다"면서 "아무래도 더 저렴하게 다니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지만, 환승에 지옥철까지 출퇴근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편한 카셰어링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으로 재택근무가 줄고 사무실 출근이 늘어나면서 곳곳에서 잡음이 나타나고 있다.
판교로 대표되는 한국 IT업계는 산업계를 통틀어 가장 먼저 코로나19 시기에 재택근무를 도입한 대표적인 업종인데, 익숙해진 생활 패턴을 단기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규제가 풀리면서 사무실 출근으로 근무제 방식에 방향을 튼 기업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IT 기업이 밀집한 판교 일대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카카오는 지난 3월부터 사무실 출근을 기본 원칙으로 하는 '오피스 퍼스트(Office First)' 기반 근무제로 전환했다. 게임회사는 대부분 전면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회사 출근 비율이 높아지면서 출퇴근용으로 카셰어링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새로운 추세다.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는 직장인들을 위한 출퇴근 전용 구독상품 이용 건수가 지난해 11월 출시 때에 비해 3월에 약 50%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대여료, 보험료, 주차비가 포함된 월 구독료를 지불하면 평일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최대 16시간 동안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구독형 상품이다. 쏘카에 따르면 실제로 해당 패스를 이용한 사람들은 평균 14시간30분 동안 차량을 대여했는데, 주로 저녁 6시 20분부터 다음날 아침 8시 50분 사이, 즉 퇴근길에 이용하고 출근길에 차량을 반납하는 패턴을 보였다. 특히 출퇴근에 카셰어링을 가장 많이 이용한 지역은 서울 강남구(13%)였다. 이어 성남 분당구(9%), 서울 영등포구(7%) 등 순이었다.
지난해 12월 서울 중형택시 심야 할증 체계가 바뀌고 올해 2월부터 기본요금까지 인상되면서 전체적으로 높아진 택시 비용도 카셰어링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령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거주하는 사람이 서울 삼성역 근무지까지 출퇴근한다고 보면, 왕복 거리 48㎞ 기준으로 쏘카 카셰어링 서비스는 매달 10회 사용할 때 28만원가량(할인 미적용) 비용이 나오는 반면 택시는 이보다 많은 48만원이 부과된다. 이는 낮 시간대 기준으로, 할증 추가 요금이 붙는 야간 시간대라면 요금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고민서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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