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또 때린 폭력남편…제주경찰, 전국 처음 상담위탁 결정 받아내

판사 직권으로만 가능 '임시조치 6호' 지속 요청…"입법보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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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제주에서 가정폭력 전력이 있는 남성이 아내를 또 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전국 최초로 판사가 관련 상담을 명령하는 임시조치 6호 결정이 내려졌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4일 가정폭력 피의자 A씨에 대한 임시조치 6호(상담소 등에 상담 위탁)를 법원에 지속적으로 요청해 판사 직권으로 가해자가 상담을 받도록 하는 6호 결정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제주시 소재 자택에서 피해자인 아내를 둔기로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A씨는 과거 아동·가정보호사건으로 처분받은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경찰은 가해자 격리와 접근금지를 명령하는 임시조치 1~3호와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유치하는 4호를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의료기관 위탁이나 상담소 위탁을 명령하는 임시조치 4호와 6호는 법원을 통해 판사 직권으로만 조치할 수 있다.

가정폭력범죄는 재범 가능성이 높아 사건 발생 초기부터 가해자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지만 통상 수개월이 지난 후 법원의 보호처분에 의해 상담 위탁이 결정된다. 또 가해자의 동의를 얻어 상담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나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크게 떨어지는 실정이다.

아동학대범죄는 관련법상 발생 초기부터 경찰의 신청, 법원의 결정으로 상담 및 교육 위탁이 이뤄질 수 있지만, 가정폭력 범죄의 경우 판사 직권으로만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경우 재범우려가 높고, 조속한 성행 교정이 필요해 전국 최초로 6호 결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에서도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6호를 신청할 수 있도록 입법적 보완을 위해 경찰청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겠다"고 밝혔다.

oho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