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R&D 체계, ‘산업대전환 초격차’에 맞춘다
(지디넷코리아=주문정 기자)산업부가 연구개발(R&D) 체계를 산업대전환 초격차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하고 전문성과 혁신역량을 갖춘 민간에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전면 개편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서울 남대문 대한상의에서 장영진 제1차관 주재로 9개 기업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산업통상자원 전략기획단(OSP) 등 4개 전문기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CTO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해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산업대전환 초격차 프로젝트’ 추진방안을 논의하고 확정했다. 참석한 9개 기업은 LX세미콘, 삼성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포스코, 유진로봇, LG이노텍, 엘앤에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CJ제일제당 등이다. 기관은 OSP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4곳이다.
산업대전환 초격차 프로젝트는 ▲투자 전략성 강화 ▲기획 전문성 강화 ▲혁신기관 주도 수행체계 등 3가지 방향으로 추진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초격차 프로젝트를 선정하게 된 배경에는 산업부 R&D부터 정부 주도 R&D의 전력성과 도전적 목표 의식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우선 민관이 함께 분야별로 명확한 목표와 투자 방향을 정하고, 전략 프로젝트를 선정해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9월부터 OSP, 전문기관, 기업, 전문가, 국책연구원 등과 함께 11대 핵심투자분야 34개 미션, 40개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11대 핵심투자분야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미래모빌리티, 핵심소재, 지능형로봇, 첨단제조, 항공‧방산, 차세대원자력, 첨단바이오, 에너지신산업이다.
이 관계자는 “40개 프로젝트에 기반해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하고 예타 평가를 받는 우선순위도 40대 프로젝트에 집중해서 함으로써 산업기술 R&D의 선택과 집중에 대한 전략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반도체 분야는 3개 미션, 4개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첫 번째 미션인 ‘첨단 시스템 반도체 강국 도약’ 이행을 위해 ▲모빌리티·에너지·가전용 화합물 전력반도체 개발 ▲자율주행(레벨4이상) 차량용 반도체 기술개발 등 2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두 번째 미션인 ‘글로벌 톱 10 후공정 기업 육성’을 위해 반도체 첨단패키징용 핵심기반기술개발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세 번째 미션인 ‘초격차 경쟁력 유지를 위한 반도체 공급망 강건화’를 위해 12인치급 첨단반도체 웨이퍼 소재·부품·장비 조기 상용화 실증 미니팹을 구축한다.
산업부는 선정된 프로젝트에는 매년 신규 R&D 예산의 70%를 투입할 계획이다. 앞으로 예비타당성조사 추진, 신규 사업 발굴, 계속 사업 신규과제 활용 등을 통해 2027년까지 6조2천억원, 2030년까지 13조5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고 시장·산업전문가에게 프로젝트의 실질적 운영권한을 갖도록 수행체계를 전면 개편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업종별 단일 프로그램 디렉터(PD) 주도로 사업과 과제를 기획했다. 기획 이후에는 PD 역할은 종료되고, 전문기관이 지원 과정을 관리함에 따라 기획부터 성과까지 전주기를 관리하는 주체가 없었다.
초격차 프로젝트에서는 PD 외에 시장·산업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젝트 관리자 그룹이 프로젝트 목표 설정과 목표 달성을 위한 기술개발·사업화·인력양성·기반구축 사업 기획, 성과점검까지 모든 과정을 주도한다. PD 전문성을 보완하고, 시장수요를 반영하는 등 기획부터 성과 창출까지 관리해 성과를 높일 계획이다.
산업부는 프로젝트 관리자 그룹을 구성해 올해 말까지 40개 프로젝트별로 목표, 사업 구성 및 사업별 마일스톤 등을 포함하는 상세 추진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혁신역량이 뛰어난 기관이 참여해 프로젝트 목표를 책임지고 달성할 수 있도록 대형 임무지향 과제 방식으로 R&D를 지원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그간 R&D 사업은 개별사업 내에 다수 요소기술 단위 소규모 과제를 기획해 기업·출연연구소·전문생산기술연구소·대학 등 여러 주체가 각자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다 보니 개별과제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사업 성과는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초격차 프로젝트에서는 소규모 과제로 분리하기 보다는 대형 단일과제 위주로 지원할 것”이라며 “혁신역량이 뛰어난 기관이 주도해 최적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다수 요소기술을 모두 연계해 개발·검증함으로써 눈에 보이는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여한 9개 기업, 4개 전문기관 등은 초격차 프로젝트 실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기업은 프로젝트 관리자 그룹에 적극 참여하고, OSP는 기술혁신 얼라이언스 운영을 지원한다. 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에너지기술평가원은 프로젝트 관리자들의 활동을 뒷받침하고, 산업기술진흥원은 인력양성·기반 사업을 연계 지원한다.
장영진 산업부 제1차관은 “소수 전문가에 의한 폐쇄적 사업운영과 파편화된 소규모 과제 지원으로는 연구개발의 성과도 낼 수 없고 기술경쟁에서 결코 경쟁국을 앞설 수 없다”며 “초격차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방향을 잡고, 혁신역량이 가장 뛰어난 기관이 드림팀을 구성해 임팩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연구개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주문정 기자(mjjoo@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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