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마약갱단이 도심서 총격전 벌일라
필로폰·총기 7정·실탄 50발
선박화물로 美서 국내 반입
올 1~2월 마약사범 32% 폭증
온라인·학원가 무차별적 확산
검경·관세청 등 총동원 수사
올해 마약사범이 '역대 최다'를 기록한 지난해 기록을 능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가운데, 마약범죄가 클럽 등 특정 장소나 연예인 등 특정 계층을 넘어 온라인, 학원가, 일반인, 학생들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마약과 총기 밀수가 동시에 이뤄진 첫 사례도 적발되며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수사인력을 10배 확충한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마약과의 전쟁'에 나서기로 했다.
10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해 1∼2월 마약사범은 2600명으로 역대 최다 인원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32.4% 증가했다. 마약류 압수량은 176.9㎏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4% 늘어났다. 최근 마약범죄의 폭증은 단순히 개인 중독 문제를 넘어 불특정 청소년을 상대로 마약류를 마시게 한 뒤 부모로부터 금품 갈취를 시도한 신종 범죄의 등장 등 2차 강력범죄로 이어져 심각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심지어 마약사범이 해외에서 총기를 밀수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검찰에 따르면 장 모씨(49)는 국내에서 학업과 군 복무를 마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마약판매상 생활을 해오다 지난해 8월 부모님의 건강상 문제로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했다. 그는 귀국 전 필로폰 3.2㎏과 콜트 45구경 권총 1정, 모의권총 6정, 실탄 50발을 이삿짐으로 위장한 뒤 선박화물로 발송해 국내로 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그가 밀수한 물품들은 같은 해 9월 부산항을 통해 장씨의 자택으로 배송됐다. 검찰은 가스 발사식 모의권총 6정의 살상력에 대한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오는 대로 추가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장씨는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머무르며 국내 판로를 물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난달 25일 필로폰을 한 차례 투약한 것으로도 기소됐다. 다만 그가 밀수한 마약은 국내 유통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대검찰청,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세청, 식품의약품안전처, 교육부, 서울시 관계자들이 모여 특수본을 꾸려 마약범죄에 대응키로 했다. 마약범죄 특수본은 신봉수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과 김갑식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형사국장을 공동본부장으로 하고 검찰·경찰·관세청 수사 인력 840명이 참여한다. 검찰에서는 전담 검사 92명, 수사관 270명 등 377명, 경찰에서는 국수본과 전국 시도 경찰청·전담 경찰서 수사인력 371명, 관세청에서는 수사 전담 인력 92명이 투입된다.
중점 수사 대상은 △청소년 대상 마약 공급 △인터넷 마약 유통 △마약 밀수출입 △의료용 마약류 제조·유통이다. 검찰은 경찰·세관·해경의 마약 사건에 대한 각종 영장 신청건과 송치 사건을 마약 전담 검사가 전속 처리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또 그간 전국 6대 권역에서 이뤄지던 마약 수사 실무협의체를 전국 18개 지방검찰청과 17개 시도 경찰청 및 전담 경찰서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억력·집중력 향상' '수험생용' '다이어트 약' 등을 주요 키워드로 한 온라인 마약 거래를 집중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 게시글을 통한 마약 유통 차단 방안도 추진된다. 식약처는 마약 판매 게시글이 올라온 사이트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서면심리를 통해 차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는 마약 판매 게시글이 발견되더라도 접속 차단 조치가 이뤄지기 전 대면심리를 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조치가 어렵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이날부터 '청소년 대상 마약범죄 집중 예방 활동 기간'을 운영한다. 먼저 학생들과 학부모 대상 긴급스쿨벨 2호를 발령했다. 지난 6일 발령한 긴급스쿨벨 1호는 마약음료 식음 금지와 신고 당부가 주 내용이었다. 이번에는 처벌이 두려워서 신고를 못하거나, 신고를 하더라도 수사기관의 절차가 복잡하지 않다는 점을 안내하고 보이스피싱과 결합된 점을 고려해 본인 또는 부모의 개인정보(연락처)를 제공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내용이 담겼다. 긴급스쿨벨 2호는 서울시내 전역의 초·중·고등학교(1407개교)와 학부모 83만명을 대상으로 전파될 예정이다. 또 집중 운영 기간 모든 중·고교(710개교)를 대상으로 청소년 대상 마약범죄 예방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최예빈 기자 / 이윤식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 이상 못 참겠다”...한국인도 이제는 등 돌린다는데 - 매일경제
- 매년 늘어나는 아파트 하자분쟁...GS건설 최다 불명예 - 매일경제
- “4천원 안냈다가 40만원 벌금”...해외여행 갔다 봉변 당할 뻔 - 매일경제
- “마셨더니 화장실 달려갔다”…불만폭주 스타벅스 ‘신메뉴’ 뭐길래 - 매일경제
- “전세보증보험 거절됐습니다”…빌라 시장 초토화된 이유 [매부리 레터] - 매일경제
- 자금 급한 대구 새마을금고…연 5%대 정기예금 특판 - 매일경제
- 이러다 연쇄 부도날라…악성 미분양 ‘시한폭탄’ 째깍째깍 - 매일경제
- 나라에서 인정한 ‘핫플’...12곳이나 몰려있다는 이 지역 - 매일경제
- 사우디가 유가 올려놨더니...원유 퍼올려 돈 챙기는 나라들 - 매일경제
- ‘157km 쾅!’ 프로 첫 홀드와 맞바꾼 생애 첫 홈런…김서현 “날아가는 공, 바라보게 돼” - MK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