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금투협회장 "증권·운용사 적극적 해외진출 필요"
증권사 부동산PF 대응…시장안전에 만전 기할 것
(금융투자업계의) 글로벌화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화두가 됐습니다.
취임 100일을 맞은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10일 금융투자업계의 글로벌 진출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서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이미 세계 시장에 진출해 있지만 좀 더 여지가 있다고 본다"면서 "자기자본을 키운 증권사들은 이를 활용해 금융 수출 시대를 열어야 하고 자본이 상대적으로 적은 운용사들도 증권사 대비 인프라 투자비용이 덜한 만큼 적은 비용으로 성과를 낼 수 있어 적극적인 진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앞서 지난달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개최한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에서 직접 발제자로 나서 글로벌 진출 필요성과 이를 위한 과제로 △대형 글로벌 IB 출현 위한 정책지원 △은행 중심 금융인프라 공공화 △사적연금 운용규제 완화 및 활성화 △공모펀드활성화 △사모펀드 신뢰회복 등의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올해 초 금융위 업무보고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산업 국제화 및 경쟁력 강화 필요성과 자본시장 역할 확대 필요성을 지적한 점은 협회장으로서 매우 고무적인 부분"이라며 "금융산업은 내수산업이라는 인식을 벗어날 수 있도록 금융투자회사의 적극적인 해외진출 방안을 회원사와 함께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가 진출할 새로운 시장으로는 인도, 태국 등을 꼽았다.
서 회장은 "인도는 평균연령이 27세로 굉장히 젊은 나라이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6.5% 정도로 앞으로 20년간 고속성장이 가능한 나라로 꼽힌다"면서 "인구 1위의 국가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 조금씩만 모아도 큰 자산이 모이는데다 유럽, 미국과 달리 한국이 진출할 여지가 충분히 있는 시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인도에는 미래에셋만 진출해 있는데 이미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져 있는 만큼 과거보다 짧은 시간 내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도 이미 진출한 곳들이 많지만 업계에서도 2~3년 내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장으로 보고 있는 만큼 베트남과 태국 등도 눈여겨볼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금융투자업계가 가진 '금융 DNA'가 해외에서 충분히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아시아 톱3 증권사가 나오는 것도 머지않다는 게 서 회장의 주장이다.
해외진출 위한 지급결제, 외화시장 확대 필요
서 회장은 해외진출을 위해 법인 지급결제, 외화송금과 관련한 시장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외환쪽은 일반환전이 허용됐지만 여기에 이어 외화콜시장 참여, 송금 한도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종함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나 증권사의 해외 진출과도 연결돼 있다"면서 "해외사업을 계속하면 외환 익스포저를 안고 가야하는 만큼 외화콜시장에 직접 참여해 외화를 직접 차입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런 시장이 열리면) 해외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화콜시장은 외화를 통상 90일 이내 일시적으로 빌리고 빌려주는 거래가 가능한 자금융통 시장으로 현재 외국환거래법상 은행만 참여가 가능하다.
서 회장은 "법인 지급결제 역시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증권사 통장을 통해) 직접 급여를 지급하거나 자금을 이체하는데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어 국내보다 글로벌 진출 기업들에 더 좋은 편익을 제공할 수 있고 효용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동산PF 연체율 등 시장안전 노력도
서 회장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 관리 등 시장안전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서 회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로 신용경색이 풀려가고 금리가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부동산PF 연체율 관리 등 정부 대응에 적극 협조하고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프로그램도 5월 말 종료시점을 12월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기 내 성취하고픈 과제로는 금융투자산업을 통해 노후재산 형성 구조의 토대를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원리금 상품에 치중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퇴직연금 시장은 세제 혜택 등을 통해 자금을 계속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금융투자산업을 통해 노후재산을 형성하는 구조가 마련됐으면 좋겠고 완성은 어렵겠지만 이를 위한 토대라도 임기 내 단단히 다지고 가면 의미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 외에도 공모펀드 경쟁력 강화와 사모펀드의 역할 재조명·활성화 방안 개선 등을 향후 개선 과제로 꼽았다.
김미리내 (panni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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