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해운강국 IS READY
지난해 호황기를 누린 해운업이 올해는 위기라는 기사로 연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선박 공급 과잉과 교역 위축, 운임 하락, 유가 강세 등이 맞물려 해운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해운업은 '경기 선행지표'로 불린다. 글로벌 경제 상황에 선제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월 사상 최고치(5109.6)를 기록한 뒤, 올해 2월 전년 대비 17.8% 수준(909.72)까지 하락했다. 이례적으로 가파른 하락폭은 2018년 수천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해운업계 악몽을 떠올리게 하며 우려를 심화시키는 것 같다.
2017년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 규모의 대형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했다. 그 여파로 동북아시아 수출입 환적 화물을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에 빼앗겨 부산·인천항 물동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연쇄적으로 관련 산업의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하면서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해운업은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아주 중요한 국가기간산업이다. 전 세계 물동량 중 해운을 통한 교역량은 78%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이유로 물동량의 99.7%가 바다를 통해 운송된다.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과거 해운업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해운업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필자가 속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2008년부터 해운업 위기 시마다 해운사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선박은행(Tonnage Bank)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당시 '구조조정기금'을 재원으로 1조6000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조성해 해운사 보유 선박 33척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유동성 위기의 해운사에 급한 불을 끄고, 국내 선박의 해외 헐값 매각을 최소화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캠코는 자체 재원을 활용해 지금까지 7조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23개 해운사 선박 118척을 인수함으로써 해운사 경영 정상화와 재무구조 개선에 일조했다.
이제 캠코는 위기 극복을 넘어 해운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기존 중고 선박을 넘어 신규 선박 건조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고, 정책금융기관과 협업해 공동 신조 지원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할 것이다. 아울러 전 세계적인 해양환경규제 흐름에 맞춰 선박검사 전문기관 등과 협업해 해운사의 ESG경영에 대한 지원도 촘촘히 할 방침이다.
지난주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2030 세계박람회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대통령께서는 "BUSAN IS READY"라고 하시며 부산이 개최할 준비가 완료됐다고 강한 의지를 보여주셨다. 실사단장은 떠나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부산은 모든 걸 갖췄다"고 화답해주었다. 캠코 또한 해운사 선박들의 등대가 되어 경영 안전판 역할을 할 준비가 다 됐다. 남은 건 해양강국으로 화답하는 것뿐이다. "BUSAN IS READY" "해양강국 IS ALSO READY."
[권남주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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