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챗GPT' 활용 콘텐츠 시동…차별화 관건

임현지 기자 2023. 4. 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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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GPT-편쪽이. 사진=GS리테일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뭐! 뭘봐?"

GS리테일이 10일 유튜브 쇼츠(짧은 영상)로 공개한 '편GPT-편쪽이'의 첫 대사다. 편쪽이라는 이름은 채널A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새끼'에서 사연자의 자녀를 지칭하는 '금쪽이'에서 이름을 따왔다. 어딘지 모르게 킹받지만(열받다+King의 합성어) 밉지 않은 알파세대를 캐릭터로 부여했다. 챗GPT를 활용하면서도 형체와 성격을 부여한 사례로는 편쪽이가 국내 최초다.

유통업계는 현재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 중에 있다. 불과 2년 전 유행처럼 번졌던 메타버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함이다. 당시 많은 기업들이 제페토와 로블록스, 게더타운 등에 가상공간을 만들며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얼마되지 않는다.

GS리테일은 유통업계 중 비교적 빠르게 챗GPT 활용에 나섰다. 편GPT-편쪽이는 챗GPT를 편의점 버전으로 재해석한 유튜브 쇼츠 콘텐츠다. 11일 공식 유튜브 채널 '이리오너라'에서 첫 론칭되며, 매주 시리즈로 공개될 예정이다. 편의점에 대해 궁금한 점이나 일상의 소소한 질문을 댓글로 올리면, 편쪽이가 챗GPT처럼 답해주는 콘텐츠가 연재될 예정이다.

영상 콘셉트에 따라 편쪽이는 GS25 상품, 서비스 등에 능통한 캐릭터로 설정됐다. 편의점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은 실제로 챗GPT에 GS25 관련 내용을 물어봤을 때 나오는 주요 정보를 각색해 활용된다. 편의점 인기 상품, 차별화 서비스 등의 챗GPT 결과와 연계된 답변을 제공함으로써 재미 요소와 더불어 마케팅 효과까지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은 챗GPT외에도 여러 디지털 신기술을 선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 지난해에는 가상인간 '리아'를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제페토, 신한메타버스 등을 통해 GS25 가상 편의점도 운영하고 있다.

이정표 GS리테일 플랫폼마케팅부문 부문장은 "업계를 리딩하는 마케팅 트랜스포머답게 가장 먼저 챗GPT를 테마로 한 콘텐츠를 선보이게 됐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과 '우리동네GS'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O4O(Online for Offline·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리테일 마케팅을 선보여 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배스킨라빈스 제공

배스킨라빈스는 챗GPT와 협업해 유튜브 광고를 제작했다. 챗GPT에게 '이달의 맛'을 주제로 인기 캐릭터 기업인 산리오의 '마이멜로디'와 '쿠로미'가 주인공인 동화 초안을 의뢰하고, 이를 각색해 '원스 스푼 어 타임(Once Spoon a Time):복숭아 원정대와 용의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마이멜로디와 쿠로미가 아이스크림이 없어 기운을 잃어가는 마을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것을 다짐하면서 시작된다. 두 캐릭터는 험난한 모험 끝에 배스킨라빈스 성을 지키는 용을 설득해 마법의 복숭아 아이스크림을 얻는 데 성공한다. 마을로 돌아와 복숭아 아이스크림으로 사람들의 웃음과 기운을 되찾아주는 장면으로 영상이 마무리된다.

해당 영상은 '챗GPT가 쓴 동화'라는 것이 알려지며 공개된 지 9일 만에 193만 조회수를 돌파하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챗GPT가 글 좀 쓰네", "2탄도 만들어 달라", "적당한 서사와 클라이맥스와 갈등 요소까지 적절하게 배치했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배스킨라빈스 관계자는 "4월 이달의 맛 '복숭아로 피치 올려' 출시를 기념해 챗GPT를 활용한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며 "5월에도 챗GPT를 활용한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통업계에서는 챗GPT를 활용한 마케팅을 고심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AI를 통해 맞춤형 상품 추천, 챗봇 등을 서비스하고 있으나 챗GPT는 기존의 '단답형 AI'와 차원이 다른 서비스인 만큼, 마케팅에 적용하는 데 색다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챗GPT에게 질문해서 답을 얻고, 마케팅에 한두 번 적용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며 "이를 어떻게 차별화하고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으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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