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보다 손주 시력이 더 나쁘네…청소년 80%가 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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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근시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힐 정도다.
2019년 조사에서 대도시에 거주하는 청소년 97%가 근시를 겪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정우 순천향대부천병원 안과 교수는 "근시는 안축장(눈 앞뒤 길이)의 증가와 관계가 있는 만큼 성장기인 청소년 시기가 눈 건강의 '골든타임'"이라며 "근시는 유전되는 경향이 있지만 환경적인 위험요인을 최대한 관리하면 눈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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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근시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힐 정도다. 2019년 조사에서 대도시에 거주하는 청소년 97%가 근시를 겪는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대한안과학회의 조사(2014년)에서도 12~18세 청소년의 전체 근시 유병률은 80.4%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고도 근시 유병률도 12%에 달했다. 60대 노인과 비교했을 때 근시는 4.4배, 고도 근시는 7.8배 높은 수준이다.
근시는 먼 곳이 잘 안 보이는 상태다. 일상생활에 불편이 따르는 것은 물론 안구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면서 안구를 둘러싼 망막이 늘어나 녹내장·황반변성과 같은 망막 장애의 위험이 커진다. 노안도 더 빨리 온다. 한정우 순천향대부천병원 안과 교수는 "근시는 안축장(눈 앞뒤 길이)의 증가와 관계가 있는 만큼 성장기인 청소년 시기가 눈 건강의 '골든타임'"이라며 "근시는 유전되는 경향이 있지만 환경적인 위험요인을 최대한 관리하면 눈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 1시간 이상 야외활동하기
밝기가 균일하고 파장이 다양한 자연광은 눈의 원활한 성장 발달을 이끄는 '자양분'이다. 10대 때 햇볕을 충분히 쬐면 근시도 예방할 수 있는데, 망막의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안구의 균형 잡힌 성장을 돕기 때문이다. 10대 때 하루 40분 이상 야외활동을 하면 근시 진행을 30~40%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성장기에는 적어도 하루 1시간은 햇볕을 쬐어 주는 게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2. 스탠드만 켜고 공부하지 않기
집중이 잘 된다며 집이나 독서실에서 스탠드만 켜고 공부하는 학생이 있다. 주변 환경과 눈으로 보는 곳의 밝기 차이가 심하면 빛의 양을 조절하는 동공이 쉴 새 없이 일하는데, 이를 관장하는 근육(홍채·모양체)이 부담받아 근시가 아닌데 먼 곳이 보이지 않는 '가짜 근시'를 유발할 수 있다. 마치 근육에 쥐가 나듯 홍채·모양체 등 눈의 근육이 일시적으로 경직돼 먼 곳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가짜 근시가 진짜 근시가 되거나 이 사실을 모른 채 안경을 썼다가 근시로 악화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마찬가지로 특히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을 보거나 컴퓨터를 하는 습관도 근시로 이어질 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3. 잠잘 때 불 끄기
수면 사이클을 지키는 것은 안구의 원활한 성장에 필수적이다. 특히, 잘 때 빛을 켜두면 수면 시 분비되는 멜라토닌이 억제되면서 홍채·모양체의 긴장이 유지돼 근시를 발생·악화시킬 수 있다. 촛불 하나 정도의 약한 빛에도 호르몬 분비가 방해받는 만큼 적어도 만 2세 이전에는 침실 등은 끄고, 창문에는 암막 커튼을 쳐 빛이 새어드는 것을 막는 게 좋다.
4. 드림 렌즈 착용은 신중하게
드림 렌즈로 알려진 각막 굴절 교정 렌즈(orthokeratology lens)를 사용하면 근시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수면 시 각막 중심부를 눌러 굴절력을 낮추는 방식이다. 저농도 아트로핀 점안액을 활용해 근시를 억제하는 치료도 만 7~9세 소아를 대상으로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다만, 이런 의학적인 방법은 모두 갑자기 치료를 중단하면 근시가 오히려 급격히 진행하는 '리바운드 효과'를 보여 아이의 성향이나 필요성에 맞춰 시작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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