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전세가 동반 하락 … 전세낀 거래 '뚝'
5년 전에 비해 20%P 줄어
집값 상승 기대감 줄어들고
전세가율 낮아져 매수 급감
"갭투자 몰린곳, 하락폭 클 것"
"예전에는 전세 끼고 집을 미리 매수해두려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즘엔 전세가 잘 안 빠지다 보니 아무래도 갭투자를 하려는 사람이 많이 줄었습니다."(서울 성북구 A 공인중개사)
집값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갭투자'가 전체 매매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줄어든 것과 함께 매매가보다 전셋값이 더 크게 하락하며 투자를 위한 필요 자금 규모도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전셋값 하락으로 전세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는 집주인이 늘어나 향후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10일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전문위원이 발간한 '광수네 복덕방 4호'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갭투자 비율은 14.1%로 집계됐다. 전국 갭투자 비율은 2018년 35.8%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점차 하락해 올해는 전년(25.5%) 대비 11.4%포인트 줄었다. 갭투자 비율은 주택 매매 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한 거래 가운데 임대보증금 승계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분석했다. 주택 매수자는 규제지역 내 주택을 매매하거나 6억원 이상 주택을 매입할 때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갭투자는 전세가율이 높게 유지되는 가운데 주택가격이 상승할 때 증가한다. 2018년 갭투자가 크게 늘었던 것은 당시 전국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64.1%로 높았고, 주택 실거래 가격 평균 상승률도 8.5%를 기록하며 집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는 전국 실거래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2월 기준 55%로 2018년 대비 9.1%포인트나 낮아졌다. 이와 함께 고금리로 지난해부터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갭투자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집값 상승의 기대감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때 갭투자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갭투자 비율은 지역별로 상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위원이 2018년 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는 용산구(56.6%), 양천구(44.7%), 성동구(44.6%), 강서구(44.5%)의 갭투자 비율이 높았다. 전국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경북 구미(67.1%), 경남 김해(49.6%), 경기 성남 중원구(47.2%) 등에서 전체 매매거래 중 갭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갭투자가 많은 지역은 주변 지역 대비 매매가격 상승률이 높은 반면 전세가격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 목적 매수가 많아 전세 매물 공급이 더 많기 때문이다. 다만 갭투자 비중이 높은 지역은 전세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집값 하락폭도 커질 수 있다는 게 이 위원의 분석이다. 이 위원은 "전셋값이 하락하면 갭투자자의 경우 보증금 반환 압력이 높아져 집을 매물로 내놓을 수밖에 없고, 집값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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