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전세가 동반 하락 … 전세낀 거래 '뚝'

김유신 기자(trust@mk.co.kr) 2023. 4. 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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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갭투자 비율 14% 그쳐
5년 전에 비해 20%P 줄어
집값 상승 기대감 줄어들고
전세가율 낮아져 매수 급감
"갭투자 몰린곳, 하락폭 클 것"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한 집주인들이 전세가 하락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5년간 갭투자 비중이 높았던 서울 용산구 일대 아파트 전경. 매경DB

"예전에는 전세 끼고 집을 미리 매수해두려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즘엔 전세가 잘 안 빠지다 보니 아무래도 갭투자를 하려는 사람이 많이 줄었습니다."(서울 성북구 A 공인중개사)

집값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갭투자'가 전체 매매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줄어든 것과 함께 매매가보다 전셋값이 더 크게 하락하며 투자를 위한 필요 자금 규모도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전셋값 하락으로 전세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는 집주인이 늘어나 향후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10일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전문위원이 발간한 '광수네 복덕방 4호'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갭투자 비율은 14.1%로 집계됐다. 전국 갭투자 비율은 2018년 35.8%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점차 하락해 올해는 전년(25.5%) 대비 11.4%포인트 줄었다. 갭투자 비율은 주택 매매 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한 거래 가운데 임대보증금 승계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분석했다. 주택 매수자는 규제지역 내 주택을 매매하거나 6억원 이상 주택을 매입할 때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갭투자는 전세가율이 높게 유지되는 가운데 주택가격이 상승할 때 증가한다. 2018년 갭투자가 크게 늘었던 것은 당시 전국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64.1%로 높았고, 주택 실거래 가격 평균 상승률도 8.5%를 기록하며 집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는 전국 실거래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2월 기준 55%로 2018년 대비 9.1%포인트나 낮아졌다. 이와 함께 고금리로 지난해부터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갭투자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집값 상승의 기대감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때 갭투자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갭투자 비율은 지역별로 상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위원이 2018년 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는 용산구(56.6%), 양천구(44.7%), 성동구(44.6%), 강서구(44.5%)의 갭투자 비율이 높았다. 전국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경북 구미(67.1%), 경남 김해(49.6%), 경기 성남 중원구(47.2%) 등에서 전체 매매거래 중 갭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갭투자가 많은 지역은 주변 지역 대비 매매가격 상승률이 높은 반면 전세가격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 목적 매수가 많아 전세 매물 공급이 더 많기 때문이다. 다만 갭투자 비중이 높은 지역은 전세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집값 하락폭도 커질 수 있다는 게 이 위원의 분석이다. 이 위원은 "전셋값이 하락하면 갭투자자의 경우 보증금 반환 압력이 높아져 집을 매물로 내놓을 수밖에 없고, 집값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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