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불길한 미중 항공모함 대전

박석원 2023. 4. 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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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방미에 반발하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는 미국이 지난주 각각 대만해협으로 항공모함을 급파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 '떠다니는 군사기지' 항공모함의 전력은 미국이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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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중국 첫 국산 항공모함 산둥함이 이끄는 항모전단이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실시했다고 중국 해군이 지난 2일 발표했다. 사진은 산둥함이 2020년 5월 29일 모항인 하이난성 싼야기지에 정박해 있는 모습. 싼야=신화·AP/뉴시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방미에 반발하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는 미국이 지난주 각각 대만해협으로 항공모함을 급파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중국의 6만7,000톤급 산둥함이 대만 동부해안에서 약 200해리(370km)까지 근접했다. 미 태평양함대 소속 10만 톤급 니미츠함도 출동해 대만 동부해안 약 400해리(740km) 지점까지 접근한 사실을 대만정부가 공개했다. 양측이 일촉즉발의 기싸움을 벌인 것이다.

□ ‘떠다니는 군사기지’ 항공모함의 전력은 미국이 압도한다. 니미츠함은 1975년 취역 후 2017년 제럴드 R 포드함이 나오기 전까지 세계 최대 항모로 위세를 떨쳐왔다. 핵추진 방식으로 연료 재보급 없이 시속 55km, 최대 20년간 운항한다. 추진력은 26만 마력. 항모에 실린 군용기 90여 대가 30초에 한 대씩 출격 가능해 인접국을 멸망시킬 위력을 떨친다는 평가가 따라붙는다. 반면 2019년 취역한 산둥함은 구식인 디젤엔진에 군용기 탑재도 40여 대 수준이다.

□ 항공모함은 오스트리아 해군이 목선에서 열기구 풍선에 폭탄을 싣고 날려 적진에 투하하는 실험에서 비롯됐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이런 작전개념이 진화했고 1920년대에는 일본이 세계 최초 항공모함 ‘호쇼’를 개발해 1941년 진주만 침공 직전까지 세계 최대인 11척을 보유했다. 하지만 현대전에서 항공모함은 막대한 비용과 첨단기술력이 필요해 웬만한 국가는 감당하기 어렵다.

□ 미군이 운용하는 핵추진 항공모함은 한 척당 건조 비용이 5조 원을 넘는다. 여기에 척당 1조 원이 넘는 구축함, 순양함, 보급함 등이 10척가량 따라붙고 항모에 실린 전투기, 수송기, 각종 미사일까지 합치면 항공모함전단 1개를 꾸리는 데 20조 원 이상이 소요된다. 작은 국가의 한 해 국방예산에 맞먹는 수준이다. 미중 패권전쟁은 ‘돈잔치’인 셈이다. 11척을 보유한 미국에 맞서 중국은 2035년까지 6척의 항모를 갖춰 대만해협 1,000km 안으로 진입조차 못 하게 한다는 태세다.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바다가 신냉전 전장이 될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형국이다.

박석원 논설위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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