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대 1·0.5대 1 '양극화'...서울은 봄인데 지방은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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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휘경자이 디센시아 투시도]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로 분양 시장이 다시 숨통을 틔우고 있습니다. 다만 '흥하는 곳'만 흥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98가구 모집에 1만9500여 명이 신청해 약 200대 1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2분기 서울 분양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디센시아’ 일반공급도 평균 51.7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만 19세 이상 서울·경기·인천 거주자라면 집을 갖고 있어도 청약할 수 있게 규제가 풀리면서입니다.
이달 전국에서 약 2만7천 세대가 분양에 나섭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가까이, 지난 달보다는 2배 많은 규모입니다.
시장 분위기도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100이 넘을수록 경기가 좋을 것으로 보는 업체 비율이 높고, 100을 안 넘을수록 반대인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크게 올랐습니다.
아직 기준선을 밑돌기는 하지만, 6개월 연속으로 지수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종이 64.7에서 92.9로 가장 크게 높아졌고, 서울이 82.2에서 86.5, 인천이 61.3에서 85.2, 경기가 72.7에서 87.2로 올라갔습니다.
길게는 10년에 달했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이달부터 수도권 3년·비수도권 1년으로 줄어드는 등의 규제 완화가 분양 활기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와중에 금리는 정점에 가까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미분양 우려 속 분양가를 낮추는 단지들이 속속 보이는 영향도 받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1년여 동안 미분양이 팔리지 않고 있는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최근 미분양 물량을 35%까지 할인해 분양에 나선 바 있습니다.
얼어붙은 지방 분양…경쟁률 '0대 1' 굴욕도
분양 시장에 봄바람이 부는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여전히 얼음이 녹지 않고 있습니다. 2월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7.4대 1로 서울(56대 1)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부산 남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 청약 경쟁률은 0.5대 1도 못 넘었고, 경남 거제 '거제한내시온 숲속의아침뷰'는 일반공급 46가구 모집에 청약통장 접수가 '0'이었습니다.
지방 신규 아파트 미계약·미분양이 대거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과 서초·송파·용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규제에서 벗어난 가운데, 이들 아파트와 경쟁해서 지방 아파트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희박한 탓입니다.
지방에서는 이른바 '마피(마이너스프리미엄)'가 붙은 분양권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구 수성구 '더샵수성 오클레어'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1억 원 빠진 가격에 매물이 나와 있습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지방은 미분양 부담도 크고 재고주택 가격도 계속 약세에 거래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 확실하게 입지나 분양 이후 가격 상승 가능성 등 투자성이 충분한 사업장이 아니면 청약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미분양 적체 부담도 덜하고 재건축 정비사업 등 투자성 높은 분양 계획도 대기하고 있는 서울을 놔두고 지방에 청약통장을 쓸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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