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의 역습'...'편도' 열풍에도 편의점 실적은 '글쎄'

김민우 기자 2023. 4. 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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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

유례없이 일찍 찾아온 봄 날씨가 고물가 상황과 맞물리면서 편의점 업계는 이른 성수기를 맞았다. 외부활동이 자유로워지면 편의점 매출이 늘고 있고 고물가를 겨냥해 내놓은 편의점 도시락은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 1분기 실적은 예상만큼 좋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유행이 완화되면서 지난해 '알짜상품'이었던 진단키트 판매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올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늘어날 전망이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신증권은 GS25의 1분기 매출을 전년동기 대비 7% 증가한 1조8800억원으로 예상했지만 1분기 영업이익은 320억원으로 전년동기(340억원) 대비 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도 매출액은 6% 증가, 영업이익은 7% 감소로 추정했다.

올해 편의점 업계의 대외적 상황은 좋았다. 통상 야외활동이 늘어날수록 매출이 늘어나는데 올해 벚꽃이 작년보다는 10일, 평년보다 14일이나 빨리폈다. 올해는 마스크 착용 의무마저 해제됐다.

고금리, 고물가 상황도 편의점 업계에 호재로 작용했다. 불황에 호주머니가 가벼워진 고객을 공략한 편의점 도시락 등은 불티나게 팔렸다. GS25의 김혜자도시락은 출시 50일 만에 판매량 300만개를 돌파했다.

그럼에도 편의점 영업이익은 되레 줄어 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진단키트의 역습'이라고 해석한다.

지난해 2월부터 정부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편의점에서도 팔수 있도록 허용한 이후 진단키트는 불티나게 팔리며 편의점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GS25가 다른 편의점보다 가장 높은 자가진단키트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GS25는 판매 초반 자사 영업 수퍼바이저(OFC)들이 진단키트를 각 점포에 직접 배송하도록 할 정도로 진단키트 판매에 공을 들였다.

진단키트 판매 마진이 27~40%에 달하는 만큼 많이 팔수록 이득이라는 계산에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상황에서 진단키트는 고객을 편의점으로 유도할 수 있는 미끼상품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올해 진단키트가 팔리지 않게 되면서 해당 매출액이 확 줄었다. 대신증권은 진단키트 판매량 감소로 줄어든 영업이익이 7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정은 다른 편의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편의점 CU도 진단키트 판매 감소로 영업이익이 약 50억원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CU 운영사 BGF리테일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849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9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 증가하는데 그쳤다. 진단키트 기저효과를 제거하고 보면 영업이익률은 1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진단키트 판매가 영업익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 셈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진단키트로 인한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CU는 연세크림빵, 곰표맥주와 같은 상품군이 선전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진단키트 영향에 더해 미니스톱과 통합비용도 올해 실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27.5% 증가한 5조454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49억원을 내면서 흑자전환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미니스톱 인수로 인해 매출액은 커졌지만 통합비용(PMI)으로 인해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세븐일레븐만 별도로 보면 매출액은 4조7892억원, 영업이익은 104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2%, 550% 증가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올해는 미니스톱 점포의 브랜드 전환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여 단기적 실적 개선보다는 통합 이후를 바라보는 준비기간"이라며 "올해 역시 실적은 통합비용의 영향을 받게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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