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호랑이 개체수 3000마리 돌파…전 세계 개체수의 75%

지난해 3167마리 집계…4년 새 200마리 증가
50년전 멸종위기종 지정…보호구역 53곳 설치

지난 2021년 12월 인도 뭄바이 한 동물원에서 세계 호랑이의 날을 맞아 벵골 호랑이가 수영을 하고 있다. 2021.12..31/news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인도의 호랑이 개체수가 3000마리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호랑이 개체수의 75%에 달하는 기록이다. 지난 반 세기 동안 이어진 인도의 호랑이 보호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NDTV·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9일(현지시간) 남부 카르나타카주에서 열린 호랑이 보호 프로젝트 50주년 기념 행사에서 국가호랑이보호국(NTCA)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인도 호랑이 개체수가 총 3167마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호랑이 개체수는 2018년 2967마리를 기록했다. 불과 4년 새 200마리가 증가한 셈이다. 모디 총리는 "인도의 호랑이 수는 전 세계의 75%를 차지한다"며 "우리의 가족이 늘어나고 있으며 매우 자랑스러운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인도의 호랑이 보호 노력은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도 정부는 무분별한 수렵 활동과 서식지 파괴로 인해 호랑이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호랑이를 야생동물 보호법에 따른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또한 히말라야 기슭에서부터 인도 서부와 중부 지역에 이르기까지 총 53곳의 호랑이 보호구역을 만들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호랑이 개체수는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인도 정부는 지난 2006년 이래 4년마다 동작 감시 카메라를 동원해 정확한 호랑이 개체수를 조사했다. NTCA에 따르면 첫 조사에선 인도 전역에 호랑이 1411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후 2010년에는 1706마리, 2014년에는 2226마리를 기록했다. 다만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한 1947년의 약 4만마리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날 모디 총리는 나타카주의 반디포어 호랑이 보호구역을 시찰했다. 그는 서식지 개선 작업과 물 웅덩이 상태 등을 둘러본 뒤 현장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또한 올해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단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아기 코끼리와 노부부'의 촬영지인 테파카두 코끼리 보호구역을 방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모디 총리는 고양잇과 동물 보전 업무를 전담하는 '국제 큰고양이 연합'을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호랑이 △사자 △표범 △눈표범 △퓨마 △재규어 △치타 등 7종을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모디 총리는 "인도 국토는 전 세계 면적의 2.4%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종 다양성의 약 8%가량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