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미상 산불 올해만 55건...방화범 잡아도 처벌은 솜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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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에서 산불이 잇따르지만 의도적 화재라도 범인을 잡거나 엄벌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소방본부장 출신의 박청웅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대개 연기 방향 등으로 최초 발화 지점 등을 찾은 뒤 산불 원인을 규명해가는데, 바람이 전혀 불지 않는 등 기후 상황이 따라주지 않으면 시작점을 찾는 것조차 어려운 경우가 대개 있다"고 설명했다.
산불 원인이 입산자 실화(실수 또는 고의로 사람이 불을 지른 것)로 밝혀지더라도 방화범 검거율은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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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산불 발생 건수는 756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496건)에 비해 53%가량 급등한 수치다.
올해의 경우 이달 10일까지 산불은 432건이 발생했다. 현재 추이대로라면 지난해 연간 건수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원인 모를 산불 역시 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원인을 밝히지 못한 산불은 지난 2021년 53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25건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들어 원인 미상 산불은 이달 초까지 55건 발생했다. 실제 이달 2일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축구장 약 21개 규모에 해당하는 15.2헥타르(㏊)의 피해 면적이 발생했지만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3일 경기 남양주 와부읍에서도 약 22㏊를 태운 산불 역시 화재 원인은 미상이다. 인프라나 인력이 부족해 원인 파악이 힘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발화 지점이 산불 진화 과정에서 훼손되는 경우도 많아 추적이 어렵다.
문현철 한국산불학회장(호남대 교수)은 "폐쇄회로(CC)TV의 경우 인적이 뜸한 산림 지역에는 대부분 없다 보니 산불을 야기한 증거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산불이 나면 그 즉시 원인 규명을 위한 초동 대처가 이뤄져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불을 끈 후에 원인 조사를 한다"면서 "현장 감식을 가보면 이미 수백명이 진화작업을 위해 밟고 지나갔거나 주변 기후 때문에 증거가 이미 사라진 경우가 많아 허탈하다"고 덧붙였다.
피해 지역이 워낙 광범위한 탓에 산불 원인을 찾지 못하기도 한다.
전남 소방본부장 출신의 박청웅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대개 연기 방향 등으로 최초 발화 지점 등을 찾은 뒤 산불 원인을 규명해가는데, 바람이 전혀 불지 않는 등 기후 상황이 따라주지 않으면 시작점을 찾는 것조차 어려운 경우가 대개 있다"고 설명했다.
산불 원인이 입산자 실화(실수 또는 고의로 사람이 불을 지른 것)로 밝혀지더라도 방화범 검거율은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2017~2021년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 2810건 중 방화범의 검거 건수는 1153건으로 검거율은 41%에 불과했다.
방화범이 검거돼도 처벌 수위 역시 벌금형에 그치는 등 약하다. 검거된 1153건 중 기소유예가 891건으로 가장 많았고 벌금형(237건)이 뒤를 이었다. 징역형 처벌을 받은 사례는 24건으로 전체의 2%뿐이었다.
징역형을 받더라도 대부분은 집행유예에 그치는 상황이다. 지난해 4월 강원 양구지역에서 축구장 1008개 크기의 산림 720㏊를 태운 산불을 낸 혐의(산림보호법 위반)로 기소된 50대 A씨에 대해 춘천지법은 같은 해 10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전문가들은 방화범을 잡는 경우 피의자에게 경제적 책임을 묻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 회장은 "산불 야기자를 집요하게 찾아내고, 엄중한 처벌·손해배상을 해야 예방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산불 진화를 위해 헬기가 한 번 물을 뿌리는 데만 700만원이 든다. 산불 진화 및 인력 동원에 든 비용 등을 정산해 청구하면 실화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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