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전동킥보드 공유플랫폼 올해 괌·베트남 진출 노려요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2023. 4. 1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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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수 지바이크 대표
2019년부터 PM공유 서비스
국내시장 점유율 20%로 1위
친환경 이동수단 보급 앞장

'전동킥보드'를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두 가지다. 최소 한 번 이상 전동킥보드를 타본 이용자는 단거리 이동의 편리함을 얘기한다.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지역에선 특히 전동킥보드는 '시민의 발'로 없어선 안 되는 필수 교통수단으로까지 자리 잡았다.

반면 전동킥보드를 이용해 보지 않은 경우에는 차도와 인도를 넘나드는 무법자라며 불편한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는 무단 방치 문제까지 PM(Personal Mobility·개인형 이동수단) 업계와 정부, 각 지방자치단체 등이 함께 나서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국내 1위 전동킥보드 공유 플랫폼 지쿠(GCOO·옛 지쿠터)를 운영하는 윤종수 지바이크 대표는 "새로운 이동수단인 개인형 이동장치가 우리 사회 시스템으로 자리 잡아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상황에 대해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최근 서울 강남구 지바이크 본사에서 만난 윤 대표는 "현실에 맞는 규제와 대책이 정비되고, 업계 역시 그에 맞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지바이크는 그러한 접점을 찾기 위해 앞장서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2월 브랜드 개편을 통해 지쿠터에서 지쿠로 PM 공유 서비스 플랫폼을 새 단장한 지바이크는 국내에서 개인형 이동장치가 비교적 생소했던 2019년부터 전동킥보드 공유 사업을 본격화했다. 그 이전엔 2017년 회사가 만들어진 이후 한때 공유 자전거를 운영했다 실패를 맛보기도 했으나, 전동 모델을 대대적으로 강화해 나가면서 지금의 업계 1위 사업자로 성장했다. 현재 지쿠는 국내 PM 공유 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모바일인덱스 집계 기준)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운영 중인 따릉이(29%)를 제외한 민간 사업자 중에선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전년도 매출액 기준으로도 522억원을 거두며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윤 대표는 전동킥보드가 마주한 현 상황을 자동차가 보급화되기까지의 과정과 비교했다. 그는 "1900년대 초반 포드자동차가 대량생산을 하면서 자동차용 도로가 대대적으로 만들어지고, 관련 제도와 법 등이 정비가 되면서 자동차 시대가 열린 것처럼 개인형 이동장치 역시 미래형 이동수단으로서 자동차가 걸어온 길을 밟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면허가 생기고 그에 걸맞은 교육과 연수를 받은 사람이 자동차 운전을 하는 것처럼 전동킥보드 역시 적합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1년 개정된 도로교통법 등에 따라 지금은 오토바이 등 원동기 면허(16세 이상 취득 가능) 혹은 자동차면허를 소지한 경우 전동킥보드 사용이 가능하다. 윤 대표는 "원동기와 전동킥보드는 주행 과정에서 다른 지점이 많다 보니 면허와 관련된 실효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개인형 이동수단에 대한 전용 면허가 도입되는 것이 안전 주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개인형 이동장치가 주행할 수 있는 전용 도로 확충이 선결 과제라고 그는 부연 설명했다.

한편 윤 대표는 "전동킥보드 외에도 전기 자전거 등 다양한 친환경 근거리 이동수단이 만들어지고 보급되는 있는 분위기"라며 "향후 우리 다음 세대에는 지금의 자동차가 필수 이동수단인 것처럼 그들 세대에게는 개인형 친환경 이동수단이 그렇게 바뀌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의 이 같은 전망은 지바이크의 사업 전략에도 그대로 녹아있다. 지바이크는 업계 최초로 공유형 PM 국내 자체 생산에 성공하며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윤 대표는 "전동 킥보드 이용자가 주차 관련 사진을 플랫폼에 찍어 올리면 잘된 주차인지 아닌지 판별해주는 AI 서비스를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라며 "특히 AI가 실시간으로 주행 상황 및 주변 환경 등을 분석해 그에 맞는 안전 속도를 판별해 운행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도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R&D)이 한창"이라고 강조했다.

지바이크는 올해 동남아시아 등 해외사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지난해 태국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면서 올해는 괌, 베트남, 내년 상반기에는 인도네시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시기적으로 동남아 국가들은 코로나19가 풀리면서 관광객 유입이 많아지고 있고, 그에 맞춰 현지 정부와 지자체 등이 친환경 이동수단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어 지쿠 사업과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지바이크는 중장기 먹거리로 배터리 공유 사업을 준비 중이다. 윤 대표는 "브랜드명을 지쿠로 바꾼 것도 지쿠 배터리, 지쿠 스테이션 등 향후 회사가 추진해 나가는 다른 사업들까지 연계한 결정이었다"면서 "지바이크는 단순 개인형 이동장치 공유 플랫폼을 넘어 공유형 배터리 충전소(BSS)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충전 인프라스트럭처 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업 로드맵을 바탕으로 지바이크는 최근 프리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한 바 있다. 지바이크는 2025년 초 코스닥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지난 2월 미래에셋증권과 대표주관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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