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계속되는 게임 표절 논란

게티이미지뱅크

게임업계에 표절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2M'을 모방한 게임을 출시했다며 카카오게임즈와 자회사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같은 장르 게임에 일반적으로 사용해 온 게임 내 요소 및 배치 방법을 사용했을 뿐 관련 법률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맞받아쳤다. 넥슨은 신생 게임 개발사 아이언메이스에 재직하고 있는 넥슨 전 직원 A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사법부가 시시비비를 가릴 때까지 갑론을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을 둘러싼 표절 논란과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게임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흥행작과 진행 방식 및 주요 시스템을 유사하게 설계한 '라이크' 게임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또 게임 개발을 총괄하는 책임자나 주요 개발자가 이직해서 동일 장르의 신작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게 현실이다. 갈등의 여지가 잠복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표절 논란은 차치하고 문제는 독창적 아이디어가 아니라 검증된 게임의 유사품 양산에만 매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표절 논란은 게임에 대한 이용자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표절에 대해 사법부의 단죄는 필수다. 이와 함께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는 게 근본적 해결 방안이다. 다른 게임업체의 저작권을 모방하는 행위는 궁극적으로 그 게임업체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범죄 행각이라는 확고한 인식이 뿌리내려야 한다. 사법부는 물론 게임업체·이용자 모두 이를 깊이 인식하고 감시해야 한다. 법과 제도에 의지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