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그 가격엔 안 산다"던 그 아파트… 결국 4억 할인분양

김동욱 2023. 4. 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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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고가 매입 논란을 촉발한 서울 강북구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칸타빌 수유팰리스'가 최근 9번째 무순위 청약 공고를 냈다.

분양 관계자는 "할인분양 때마다 비슷한 논란이 나오지만 기존 청약자가 사인한 계약서와 달라 할인분양 혜택을 소급해 줄 수가 없다"며 "LH도 이번 할인율만큼 돈을 더 돌려받진 못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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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고분양가 논란에 악성 미분양 60%
35% 할인분양에 형평성 논란 일 듯
칸타빌 수유팰리스 단지 조감도. 홈페이지 캡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고가 매입 논란을 촉발한 서울 강북구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칸타빌 수유팰리스'가 최근 9번째 무순위 청약 공고를 냈다. 이번엔 최대 35% 할인을 내걸었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지난달에 이어 이날부터 이틀간 9번째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 전용 18~78㎡ 134가구가 대상이다. 지난해 3월 첫 분양한 이 아파트는 일반분양 당시 6.4대 1로 청약 마감했지만, 전체 216가구 중 90%인 198가구가 미분양으로 나와 지금에 이르렀다. 새 아파트가 귀한 서울에선 이례적으로, 그만큼 분양가가 비싸 수요자에게 외면당한 것이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이 아파트는 그간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일부 아파트(전용면적 59~78㎡)를 할인분양(15%)했지만 '수요자 눈높이와 맞지 않다'는 평가 속에 참패했다. 지난해 12월 LH가 임대주택 활용 목적으로 이 아파트 36가구(전용 19·20·24㎡)를 사들일 때도 할인율이 최대 12%에 그쳤다.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그 가격이면 안 산다"고 LH를 꼬집은 배경이다.

지난달 8번째 무순위 청약 때도 1년 전과 같은 분양가를 내걸었다. 시장에선 LH가 악성 미분양을 대거 사줘 위기를 넘긴 덕에 배짱을 부린다는 뒷말이 나왔다. 그런데 한 달 만에 대규모 할인분양으로 돌아선 것이다. 전용 59㎡ 최초 분양가는 8억~9억2,000만 원이었지만, 지난해 6월 7억 원대로 낮아졌다가 이번에 최저 5억2,700만 원까지 내려왔다. 2억5,000만 원(31.7%)가량 깎은 것이다. 전용 78㎡는 최대 4억 원가량 깎아 6억5,400만 원(최저) 수준으로 매겨졌다. 인근 30년 된 아파트(전용 84㎡·6억9,500만 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9번째 무순위 공고를 내면서 최대 35% 할인 혜택을 내걸었다. 홈페이지 캡처

업계에선 분양 1년이 지나도록 30% 수준을 맴도는 계약률을 높이기 위한 궁여지책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청약 규제가 풀렸어도 이미 고분양가로 낙인찍힌 단지라 이대로 가면 미분양을 해소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금융비용 등을 고려할 때 더는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뒤늦게 큰 폭의 할인분양에 나서면서 입주민과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분양 관계자는 "할인분양 때마다 비슷한 논란이 나오지만 기존 청약자가 사인한 계약서와 달라 할인분양 혜택을 소급해 줄 수가 없다"며 "LH도 이번 할인율만큼 돈을 더 돌려받진 못할 것"이라고 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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