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없는 KIA가 확인한 숙제···톱타자여, 깨어나라
KIA는 지난 9일 끝난 두산과 3연전에서 1승2패를 했다. 8일 경기에서 7-6으로 이겼지만 7일에는 1-4, 9일에는 2-3으로 졌다. 외국인 원투펀치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니다가 등판한 경기에서 각 1점과 2점밖에 뽑지 못한 탓에 졌다.
개막 2연전에서 SSG와 1승1패를 나눠가진 KIA는 이후 비로 KT 3연전을 모두 치르지 못하고 두산과 경기했다. 노게임이 섞여 있지만 그 사이 타격감이 무뎌지기도 했고 나성범, 김도영, 김선빈 등 핵심 타자들의 부상 공백이 매우 컸다.
특히 개막 2연전을 치르고 빠진 김도영의 빈자리가 크다. 고졸 2년차지만 타격, 수비, 주력을 모두 갖춘 김도영은 2번 타자로 나서 2경기에서 8타수 4안타를 쳤다. 1번 타자 박찬호도 이 2경기에서 10타수 4안타를 쳤다. 테이블세터의 대활약은 이 2경기에서 나성범이 없는데도 중심타선의 5타점으로 이어졌다.
김도영이 2일 SSG전에서 발가락 골절상으로 이탈한 뒤 KIA는 류지혁과 이창진을 2번 타자로 기용했다. 7일 류지혁이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자 하위타순에 있던 이창진이 8~9일에는 2번으로 나섰다. 이 2경기에서 9타수 5안타로 폭발했다. 그러나 1번 타자 박찬호가 매우 부진하다. 박찬호는 두산 3연전에서 10타수 1안타에 그쳤다.
이 3연전 중 KIA가 7점을 뽑아 승리한 8일 경기가 바로 박찬호가 유일한 안타를 친 경기다. 2-4로 뒤지던 5회말 선두타자 박찬호가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이창진의 좌전안타로 3루를 밟아 무사 1·3루를 만들자 3번 소크라테스가 희생플라이로 1점을 뽑았다. 계속된 1사 1루에서 4번 최형우가 2점 홈런을 뽑아 5-4로 역전한 끝에 KIA가 승리했다. 박찬호의 빠른 발이 테이블세터의 출루 효과를 입증했다.
나성범의 공백은 크지만 중심타선은 소크라테스와 최형우가 지키고 있다. 그러나 김도영이 빠진 채 김선빈도 부상으로 교체 출전하는 상황이라 박찬호가 부진해도 상위타선을 대체할 타자는 더 마땅치 않다. 박찬호와 이창진의 동반 상승 효과가 필요하다.
두산 3연전은 전반기의 KIA가 승리를 위한 동력을 어디서 찾고 만들어내야 할지 확실히 보여주었다.
박찬호는 수비력에 비해 약하다고 평가받던 타격에서 지난해 타율 0.272로 잠재력을 터뜨리며 81득점을 기록, 데뷔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42도루로 2019년에 이어 두번째 도루왕도 차지했다. 올시즌 박찬호는 “도루왕에는 큰 욕심 없다”며 타격에 더 집중하고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전반기를 버텨야 하는 KIA도 박찬호의 출루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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