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내전 종지부 찍나…사우디-반군 후티 평화 협상 시작
AFP “2년 전환기 부여…6개월 휴전 합의”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단이 9일(현지시간) 예멘 수도 사나를 찾아 반군 후티와 본격적인 평화 협상을 시작했다. 2014년 말부터 8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예멘 내전에 휴전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대표단은 이날 사나에서 후티 수뇌부와 내전 종식을 위한 회담을 진행했다. AFP통신은 익명의 예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와 후티 반군이 전쟁으로 폐허가 된 예멘에 2년간의 전환기를 부여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6개월 휴전에 사실상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도 후티 통제 지역 공무원 급여 지급과 사우디의 사나 공항, 항만 봉쇄 해제 등이 함께 논의됐다고 전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라마단이 종료하는 오는 21일 전 최종 평화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날 회담에서는 후티 반군 지도자 마흐디 알 마샤트 정치국장과 무함마드 알 자베르 주예멘 사우디 대사가 악수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무함마드 알 부카이티 후티 대변인은 트위터에서 “협상의 성공을 확신하긴 이르다”면서도 “희망을 품을 만한 평화 분위기가 예멘에 흐르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 분단을 겪었던 예멘은 1990년 5월 통일됐지만,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파 갈등으로 크고 작은 분쟁이 이어졌고, 결국 2014년 시아파인 후티 반군과 수니파인 정부군 간 본격적인 내전이 시작됐다. 이후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이 후티를,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가 정부군을 지원하면서 국제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지난달 중국의 중재로 사우디와 이란이 단교 7년 만에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고, 대사관을 열기로 합의하면서 사실상 양측의 대리전이었던 예멘 내전도 큰 변화를 맞았다.
사나 주민들은 반색했다. 사나에 거주하는 알리 후세인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린 전쟁이 끝나길 원한다. 우리는 지쳤다”고 말했다. 유엔은 지난해 말 기준 예멘 내전으로 인한 사망자가 약 37만7000여명이라고 밝혔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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