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재 양천구청장 “토지거래허가구역 연장 판단, 근거 없어”[‘민선 8기’ 서울 구청장에게 듣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목동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과 관련해 “지표상 (구역 지정을) 연장할 근거가 없다”며 “서울시의 자의적 판단에 의한 정책 집행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지난 6일 인터뷰에서 “거주 이전의 자유, 재산권 행사에 불이익을 주는 토지거래허가제 자체가 잘못된 정책”이라면서 “해제 후 풍선 효과, 부동산 가격 폭등 우려로 (서울시가) 결정했겠지만 목동 아파트는 이미 고가 대비 30% 급락했다”고 반발했다.
서울시는 오는 26일 지정이 만료되는 목동·압구정·여의도·성수 지역의 구역 지정 기간을 1년 연장 결정했다. 이 구청장은 “구역 재지정이 지역 내 아파트 단지들의 재건축 시기에는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15개 대규모 단지 중 13곳이 안전진단을 통과한 점을 들어 “임기 내 사업계획 승인까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특히 재건축은 속도뿐 아니라 미니 신도시급으로 지역이 재구성되는 과정에서 ‘색깔을 가진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하는 장치 마련에 고심이라고 전했다.
이 구청장은 “단지들이 각자의 건축적 요소를 다양하게 적용하면서도 일관성을 갖는, 무질서 속의 질서를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며 “이미 통과된 지구단위계획을 조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나 단지 별 특별계획구역을 추진할 때 특색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총괄 건축가 제도를 새로 도입해 도시공학박사인 윤영건 건축사를 위촉했고, 목동 아파트의 ‘컬러’를 찾는 첫 임무를 맡겼다고 했다.
그는 또 “총괄 건축가는 공정 관리만 하는 공무원 조직을 대신해 도시 정체성을 만들 역할”이라며 “재건축 속도를 지연시키지 않으면서 공공에서 디자인 방향을 유도할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양천 지역이 가진 가장 확실한 색깔인 ‘교육’은 더욱 선명하게 할 방침이다. 학군과 학원 등 진학 인프라의 강점을 극대화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학부모들의 열정과 학원들이 만든 ‘교육 도시’ 브랜드를 이제 행정이 나서서 지원해야 한다”며 “공공에서 진학 등 더 많은 교육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는 9월 교육부와 3일간 ‘양천교육박람회’를 추진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고교·대학 진학 상담뿐 아니라 교육 포럼, 영어 골든벨 대회 등 매년 규모를 확대해 전국 단위 박람회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양천교육지원센터’도 조성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학생 수준·상황별 미래 교육까지 준비해 ‘양천에선 교육에 관한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느끼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임 후 9개월 간의 성과로 개정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목동 단지에 소급 적용하도록 국토부에 제안한 것과 코로나19 확산으로 공항 소음 피해 보상 지역의 전기료 지원 축소를 막아낸 일을 꼽았다. 반면 아직 진척이 없는 목동선 경전철은 아쉬운 점이다.
이 구청장은 “(재건축 완료 후) 2만6000가구가 5만3000가구로 늘어나는데 사업계획 승인이 되지 않은 부분이 (경전철) 예비타당성 심사에 반영되지 않는다”며 “지하철망 없이 버스만으로는 지역의 교통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시공학박사이기도 한 그는 “서울은 개발할 곳과 보존할 곳을 명확히 나눠야 때”라며 “개발 지역은 용도 등 칸막이를 없애고 창의적 설계안을 받아 초고밀도 개발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외곽 신도시로 인구를 분산하는 게 아니라 서울에 거주하려는 욕구를 충분히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구청장은 “규제와 인센티브 정책이 누더기처럼 쌓인 현 제도 아래에서는 미래형 창의 도시 설계가 나오기 어렵다”며 “서울시가 추진 중인 복합개발처럼 용도를 단순화해 다양성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