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4층서 노인 추락사…입원실 창문 열고 투신

지난 7일 연수구 A요양원서 발생
극단적 선택 추정, 유서 발견 안돼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의 한 요양원 4층에서 80대 노인이 떨어져 숨졌다. 경찰은 이 노인이 요양원 입원실에서 창문을 통해 투신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10일 경찰, 소방당국, 제보자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시10분께 인천 연수구 A요양원 건물 밖 바닥에 노인 1명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119로 접수됐다.

출동한 119구급대는 현장에서 이 노인이 숨진 것을 확인하고 시신을 경찰에 인계했다. 이 노인은 A요양원 4층 입원실에 입원해 있던 B씨(80)였다.

우울증 등의 질환이 있던 B씨는 지난해 아내와 A요양원에 입원했고 7일 오후 입원실에서 창문을 열고 혼자 밖으로 뛰어내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B씨가 있었던 입원실의 창문(이중창)은 가로 40여㎝, 세로 80여㎝인 사각형 모양이고 스위치 2개를 눌러 열 수 있다. 첫 스위치를 누르면 첫 유리창이 옆으로 열리고 두 번째 스위치를 누르면 두 번째 유리창이 건물 바깥쪽으로 밀리며 최대 45°(각도)까지 열리는 구조이다.

입원실에는 CCTV가 설치되지 않았고 B씨가 추락하는 모습은 건물 외부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촬영됐다. 입원실에서 B씨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B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면서 A요양원의 과실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유족은 환자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았다며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의 전화연락에 A요양원 관계자는 “현재 업무를 보고 있어서 취재에 응할 수 없다”며 “나중에 전화를 주겠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요양원 창문에 관한 규정은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면적 기준만 기재돼 있고 추락 방지 대책은 나와 있지 않다”며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일 (apple223@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