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만취 운전으로 초등생 사망케 한 60대…“술 취해 기억 안나”

영장실질심사 출석하며 “유족에게 거듭 죄송”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초등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A씨가 10일 오후 대전 둔산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만취 운전 중 초등학생을 추돌해 사망케 한 60대 남성이 구속 기로에 섰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카메라 앞에 등장한 이 남성은 유족에 대한 사죄의 뜻을 밝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지숙 대전지방법원 영장전담판사는 10일 오후 2시30분부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등 혐의를 받는 퇴직 공무원 A(66)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A씨는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대전 둔산경찰서에서 호송차량으로 이동하며 취재진들의 질문에 "죄송하다"면서 "브레이크를 밟았고 아이들을 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유족에게 거듭 죄송하다"고 답했다.

앞서 A씨는 지난 8일 오후 2시21분쯤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교차로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해 초등생 B(9)양을 추돌하고 9~12세 어린이 3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의식을 잃은 B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부상을 입은 어린이 3명의 경우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8%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그는 사고 약 2시간 전인 12시30분쯤 대전 중구 유천동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신 후 7~8km 가량 운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목격자 신고로 경찰에 체포된 A씨는 "술에 취해 경황이 없어 당시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사망하고 크게 다쳐 죄송하다. 죽을 죄를 지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보다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지인들에게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적용할지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