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010’ 바꿔주는 장비 사용해 보이스피싱..24억 챙긴 일당 검거

박동민 기자(pdm2000@mk.co.kr) 2023. 4. 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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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기 땅속에 묻기도
금융·수사기관 사칭 수법
“현금 요구땐 전화 끊어야”

해외에서 걸려 온 전화번호를 ‘070’에서 ‘010’으로 바꿔주는 장비를 사용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를 도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A씨 등 9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국 등 해외 전화금융사기 조직과 공모해 중계기, 라우터, 타인 명의 유심, 휴대전화를 이용해 해외 콜센터에서 발신된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010으로 바꿔준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 [자료=부산경찰청]
이런 식으로 걸려 온 전화나 메시지는 검찰·금융기관 등을 사칭했고, 45명에게 24억원 상당의 재산상 피해를 줬다.

A씨 일당은 모텔이나 원룸에 중계기를 설치해 운용하거나 중계기에 배터리를 연결해 땅속에 매설하기도 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휴대전화 450대, 유심 2000여 개, 중계기 3대를 압수했다.

이들과 공모한 것으로 의심되는 해외의 전화금융사기 콜센터 조직원들도 추가로 검거했다.

경찰은 최근 중국과 필리핀에서 활동하던 해당 조직원 3명을 국내로 송환해 구속했다.

이들은 2016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하는 수법으로 229명으로부터 26억원을 챙겼다.

자녀사칭 문자메시지 발신내역 [자료=부산경찰청]
경찰 관계자는 “전화금융사기 조직은 ‘인터넷 모니터링 부업, 재택 알바, 서버 관리인 모집’ 등 아르바이트를 빙자해 원룸·모텔 등에 중계기를 설치하도록 하거나 차량 등에 싣고 다니면 고액을 주겠다고 제안하며 범행에 가담시키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금융기관은 대출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며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링크를 보내 앱을 설치하라고 요구하지 않으며, 수사기관도 영장이나 공문서를 보내지 않는다”며 “어떤 명목으로든 현금·가상자산·문화상품권을 요구하면 100% 사기이니 전화를 끊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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