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 마티스 작품에 ‘후더베어’가 뛰어든 이유는?
5월까지 갤러리현대 개인전
피카소 마티스 워홀 작품 변주
곰 캐릭터 ‘후’의 모험 표현해
아트상품 파는 ‘후티크’도 열어
갤러리현대에서 후지와라의 개인전 ‘Whoseum of Who?’를 5월 21일까지 연다. 후가 뛰노는 회화, 영상, 설치 등 ‘후더베어(Who the Bær)’ 연작 40여점을 전시한다. 한국에서는 특별히 20세기 미술사의 걸작들을 후가 재구성·재창조하는 재기발랄한 작업을 선보인다.
케임브리지대 건축과와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 예술대를 졸업하고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2010년 아트바젤 발루아즈상을 받은 차세대 예술가다. 개막일에 방한한 작가는 “2020년대 코로나19로 집에 갇혀 지내면서 시작한 작업이다. 혼란하고 어두운 고립의 시기가 작가인 저에겐 평화로운 시기였다. 자본주의와 브랜딩으로 넘쳐나는 시대를 모순덩어리 캐릭터로 대응하고자 했다. 일종의 세계관이자 테마파크 같은 존재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1층 안락한 소파에 앉아 후의 탄생기를 담은 10분의 영상부터 만날 수 있다. 후는 인종, 젠더, 계급 등 정체성에서 자유로운 2차원 캐릭터. 마티스, 피카소 등을 재창조한 이미지의 세계가 후가 실존하는 세계다. 작가는 “동화 속 피노키오와 인어공주는 ‘진짜’가 되고 싶어 한다. 후의 욕망은 다르다. 진짜 대신 궁극의 이미지가 되는 게 후의 꿈이다. 이것이 소셜미디어의 시대의 동화가 아닐까”라고 했다. 동시대인에게 진정한 자아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셈이다.
미술관 자체가 아이콘이 된 구겐하임 빌바오를 후의 얼굴처럼 만든 건축 모형도 걸렸다. “오늘날 미술관은 점점 더 오락을 위한 장소가 됐다. 고급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도 흐려졌다. 유럽의 고급예술이 스마트폰으로 공유되는 대중들의 시대가 된 건 멋진 일이다. 이 곳은 성인들을 위한 디즈니랜드 같은 곳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후는 뒤샹, 워홀 다음의 지형에 놓이면 좋겠다. 일종의 대량생산시대에 대한 시(詩)인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대중친화적 전시의 방점은 팝업스토어 ‘후티크’에서 파는 아트 상품이다. 셔츠, 모자, 가방, 노트 등을 파는 이유를 작가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것조차 ‘후니버스’의 일부다. 걱정은 후가 너무 유명해지면, 내가 신처럼 예수인 후를 지상에 보낸 셈인데 십자가에 달리면 어쩌나 하는 거다. 후니크는 미래 관객들이 2023년에 인류가 이런 짓을 했구나, 알게 되는 일종의 아카이브로도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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