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M] 4차에 걸쳐 자금 세탁한 보이스피싱 조직 일당 12명 검거
검은 옷차림의 여성이 초조한 듯 길목을 이리저리 살핍니다.
누군가를 찾는 듯 휴대전화와 행인을 번갈아 보기도 합니다.
잠시 후 한 남성에게 가방을 건네받고서는 바로 사라집니다.
가방 안에는 현금 1,600만 원이 들어있었습니다.
검은 옷차림의 여성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고, 돈을 건넨 사람은 피해자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로챈 돈은 금은방으로 향했습니다.
한 남성이 금은방에서 서류를 작성합니다.
골드바를 사기 전에 '자금 확인서'를 쓰는 겁니다.
'금은방이 보이스피싱 자금으로 금을 구매하는 고객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며 보이스피싱 연루 여부를 묻는 문항들이 나와 있지만, 남성은 모두 "아니오"라고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 남성은 앞서 나온 검은 옷차림 여성처럼 보이스피싱 1차 수거책이었습니다.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금으로 골드바를 구매한 겁니다.
이렇게 구매한 골드바는 조직의 2차 수거책에게 전달됐습니다.
그리고 이 골드바는 다시 현금으로 바뀌어 세탁됐습니다.
이 현금을 수거한 3차 수거책이 다시 돈을 4차 수거책에게 넘기면 4차 수거책이 해외로 송금하는 복잡한 방식입니다.
수사기관을 속이기 위해서입니다.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금융기관을 사칭해 저금리로 대환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였습니다.
대출 명목으로 휴대전화에 악성 어플을 설치하게 한 후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빼내고 지시를 따르게 해 돈을 받아냈습니다.
파악된 피해자만 9명, 가로챈 금액은 4억 원에 달합니다.
경찰은 국내 환전 총책을 포함해 보이스피싱 조직원 12명을 검거했습니다.
1억 원 상당의 골드바와 현금도 압수했습니다.
이들 일당은 해외 조직원들로부터 SNS를 통해 범행을 지시받았습니다.
수익금을 전달하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10대 청소년까지 수거책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은 전화나 문자로 자금 이체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금융 정보를 요구하는 링크는 절대 누르면 안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은효 기자(jeny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472552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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