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워" 흡연부스 있어도 외면…한강공원 바닥엔 담배꽁초 한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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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여기 담배 꽁초 봐. 난리다 난리."
서울 한강시민공원이 쓰레기에 이어 담배꽁초와도 전쟁을 벌이고 있다.
흡연부스 밖에서 담배를 피우던 김모씨는 "공간도 좁고 내부도 더러워서 밖에 나와서 피우고 있다"며 "부스 안에 있으면 답답한 것도 있고 밖이 시원해서 나와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한강 공원 내 보안관, 공공안전관이 매일 2시간에 한 번씩 순찰을 돌고 있다"며 "흡연부스 내에서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도록 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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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여기 담배 꽁초 봐. 난리다 난리."
지난 9일 오후 9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시민들이 바닥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조명을 켜고 바닥을 살펴보니 하얀 담뱃갑에 짧은 담배 꽁초들이 바닥에 널려있었다. 빨간 불씨가 채 꺼지지 않은 담배꽁초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날이 어두컴컴해지자 잔디밭 위에서 나들이를 즐기던 시민들이 조명이 없는 공용 화장실 뒷편으로 무리지어 모여들었다. 삼삼오오 주머니에서 담배꽁초 하나를 꺼내 들더니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입에 물기 시작했다. 1~2분 간 담배를 피운 뒤에는 잔디밭 위에 담배꽁초를 버리고 유유히 사라졌다.
서울 한강시민공원이 쓰레기에 이어 담배꽁초와도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한강공원에 흡연부스를 설치했지만 사실상 감독하는 사람도, 이용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지난해 한강공원 내 간접흡연 피해 최소화를 위해 흡연부스 37개를 설치했다. 한강공원 11곳(광나루, 잠실, 뚝섬, 잠원, 반포, 이촌, 여의도, 망원, 난지, 강서, 양화)에 2~6개까지 흡연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현재 한강공원은 도시공원법상 금연구역으로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하천법상 녹지로 분류돼 있어 흡연이 가능하다.
흡연부스가 한강 공원에 마련돼 있지만 대부분이 외면한다. 흡연부스 앞에서 10여분간 기다려봤지만 내부에서 흡연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5~6명씩 무리를 지어 모두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담배꽁초를 버리는 쓰레기통은 온갖 페트병과 일회용품으로 가득차 있어 쓰레기를 버리기 어려울 정도였다.
흡연부스 밖에서 담배를 피우던 김모씨는 "공간도 좁고 내부도 더러워서 밖에 나와서 피우고 있다"며 "부스 안에 있으면 답답한 것도 있고 밖이 시원해서 나와있다"고 말했다.
담배꽁초와의 전쟁으로 가장 힘든 것은 한강 공원 내 미화원들이다. 이들은 점심시간부터 오후 10시가 넘어서까지도 청소를 하고 있었다. 쓰레기를 정리하던 박모씨는 바닥에 떨어진 온갖 쓰레기와 담배꽁초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다"며 "사람이 너무 많으니 감당이 안된다"고 말했다.
한강 공원에 흡연부스가 있는지 몰랐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강 공원 곳곳에는 '흡연은 흡연구역을 이용해주세요. 흡연부스 위치는 1주차장 앞, 천상의 계단 옆, 2주차장 옆, 자전거 공방 옆, 3주차장 인근'이라고 적혀있었다.
대학생 이성민씨(23)는 "한강에 흡연부스가 있는지도 몰랐다"며 "현수막에 적혀있긴 한데 정확히 위치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화장실 옆에서 사람들이 피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보안관을 두고 관리 감독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한강 공원 내 보안관, 공공안전관이 매일 2시간에 한 번씩 순찰을 돌고 있다"며 "흡연부스 내에서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도록 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강공원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논의는 2015년부터 계속됐지만 흡연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한강사업본부가 지난해 8월 서울시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90.8%가 금연구역 지정에 동의했다. 금연구역 지정방식으로는 '전체를 금연구역을 지정하고 일부 흡연구역을 별도로 지정'하는 것에 61.2%가 찬성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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