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밀문서 어디서 유출됐나? "수사 당국, 내부자 가능성 검토"
NYT "대부분 진짜, 해킹 아닌 유출에 무게",
파장 일파만파…우크라 전세에 악영향 우려
우크라이나 방공망부터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의 세부 사항까지 미국의 기밀문서로 보이는 사진들이 온라인에 대량 유포되자 관계 당국이 유출원을 확인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수사 당국은 관련 문서가 미국 내부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후에 친러시아 세력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현재 관련 조사는 초기 단계이다. 지난 7일 뉴욕타임스(NYT)가 이번 사건을 최초 보도하기 전까지 미국 당국은 문서 유출 자체를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건은 2013년 위키리크스에 70만건 이상의 문서, 비디오, 외교 케이블 등이 등장한 이래 가장 심각한 보안 침해 사례다.
NYT는 미국 현지 관료들의 말을 빌려 유포된 문서의 상당 부분이 신빙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유출 문서에 신뢰성을 부여할 수 있는 충분한 세부 사항이 포함돼있다고 전했다. 국방부 관리들은 이 신문에 "문서들 중 일부가 진짜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100페이지에 달하는 유출 문서 중 우크라이나의 전장 사상자 추정치를 제시한 일부 문서는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군사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사망자에 대한 추정치는 과장됐고 러시아 군대의 사망자는 축소됐다고 NYT에 밝혔다.
현재 유포된 문서는 인쇄된 브리핑 보고서의 사진이다. 사냥 잡지 위에 놓인 문서들을 급하게 찍은 것으로 보인다. 자료를 검토한 전직 관리들은 "기밀 브리핑 문서를 접어서 주머니에 넣은 다음 안전한 장소에서 꺼내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에 말했다.
2월 23일자로 '비밀'이라고 표시된 문서 중 하나는 현재 사용률을 기준으로 오는 5월 2일까지 우크라이나의 S-300 방공 시스템이 어떻게 고갈될지를 자세히 기술한다. 러시아 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밀 정보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기밀정보 유출 보도 직후 정보 유출 방지 방안을 논의했다.
또 다른 문서엔 우크라이나에 무기 제공을 도우려는 미국의 압력과 그에 따른 한국 고위관리들의 내부 논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 3월초 한국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고심했다는 내용이다. 해당 문서에는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과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의 실명이 올랐다. 이 전 비서관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방안을 언급하자 김 전 실장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과 무기 지원을 거래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우려하는 대화가 나온다.
미국은 한국 등 우방국에 대한 감청 논란에 공식 입장을 표하지 않았으나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해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0일 CIA(미 중앙정보국)의 불법 감청 논란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우리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앞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월 1일자 CIA 정보국 업데이트에서 나온 또 다른 문서는 이스라엘 모사드 정보국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대법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고 언급한다. 해당 문서는 미국이 신호정보(감청)를 통해 이 같은 정보를 얻었고 미국이 중동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이스라엘을 염탐해왔음을 시사한다. 9일 성명에서 네타냐후 총리실은 이에 대해 "근거가 전혀 없다"고 반발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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