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차량에 속수무책 '안전펜스' 없는 스쿨존…국민청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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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대전 서구 둔산동 한 초등학교 근처에서 만취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인도로 돌진하면서 인도를 걷던 배승아(9) 양이 숨지고 다른 초등생 3명이 다쳤습니다.
사고가 난 인도에는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 펜스가 없었고, 어린이보호구역에 안전 펜스가 없었던 것이 피해를 더욱 키운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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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초등생이 사망한 가운데, 오늘(10일) 안전 펜스(방호 울타리)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사고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며 국민 청원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대전 서구 둔산동 한 초등학교 근처에서 만취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인도로 돌진하면서 인도를 걷던 배승아(9) 양이 숨지고 다른 초등생 3명이 다쳤습니다.
사고가 난 인도에는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 펜스가 없었고, 어린이보호구역에 안전 펜스가 없었던 것이 피해를 더욱 키운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2020년 시행된 '민식이법'에 포함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라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어린이 안전을 위해 방호 울타리 등의 안전시설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관련 시행 규칙이 명확하지 않아 방호 울타리가 없는 스쿨존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민들은 스쿨존 지역에 안전 펜스를 설치해 달라는 국민신문고 청원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 주민은 청원 글을 통해 "대전 서구 둔산동 일대 2년 전부터 도보에 있는 철제 펜스가 철거됐습니다. 철저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도 함께 촉구해 주세요"라고 밝혔습니다.
이 글은 현재 100명 찬성 여건을 충족시켜 청원요건 검토 대상이 됐습니다.
주민들은 맘카페를 통해 "어린이보호구역에 이런 펜스 하나 없는 게 이상하다", "힘을 합쳐 학교 근처, 학원가는 펜스라도 꼭 칠 수 있도록 같이 힘써봐요"라는 동의를 다수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사고가 난 곳에는 2년 전까지 가로수 보호를 위한 지지대만 있었는데 이 또한 대전시에서 시행하는 '도시 바람길 숲' 사업에 따라 조경수를 바꾸면서 사라졌고, 원래부터 안전 펜스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전 서구청 관계자는 "시의 요청이나 민원이 들어오면 그곳에 우선해서 방호 울타리를 설치하게 돼 있다"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어린이보호구역을 전체적으로 검토해 설치를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에 방호 울타리와 같은 안전 시설물을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은 있지만, 구체적인 시행 규칙 등은 미비한 부분이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충청지역 한 지자체 관계자는 "방호 울타리는 사고로부터 충격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무단횡단 방지를 위한 목적이 더 큰데 어린이보호구역 전 구간에 방호울타리가 설치돼 있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면서 "법령으로는 의무이지 않아서 반드시 모든 곳에 설치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털어놨습니다.
한문철 변호사는 "안전 펜스를 통해 차가 갑작스럽게 돌진하게 되면 그 충격을 완화할 수도 있고 어린이들이 무단횡단하는 것을 막을 수도 있기 때문에 어린이보호구역에는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고 본다"면서 "지금은 권장 사항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 시행 규칙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앞으로는 모든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설치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조제행 기자jdon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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