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 "어린이 곁 지키겠다"...새내기 의사 다짐에 '뭉클'

엄지민 2023. 4. 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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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가장 큰 선생님이었다."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출입구에 세워진 배너에 적힌 글입니다.

새내기 의사 14명이 남긴 감사인사인데 마음을 따뜻하게 하죠.

조금 더 들여다보면 소아청소년과 위기라는 말이 쏟아지고 있지만, 늘 어린이 곁을 지키고 돌보며 같은 길을 걷는 후배들에게 배운 것을 나누는 일에도 힘쓰겠다는 약속도 담겨있는데요.

새내기 의사의 굳은 다짐이 느껴지죠.

그리고 그 아래에는 반창고로 붙인 작은 메모가 하나 눈에 띕니다.

치료받는 아기의 보호자가 남긴 건데요.

위기 속에서도 소아청소년과를 선택함을 감사하다는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새내기 의사와 아기 환자 보호자는 모두 소아청소년과의 위기를 말했는데요.

저출생과 낮은 의료 수 문제 등으로 고사 위기를 겪으며, 전국 수련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율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4년 전 92%가 넘었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율은 올해 25.5%까지 줄었습니다.

비수도권은 7% 정도에 불과합니다.

최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소아청소년과의 어려움을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죠.

임현택 회장은 지난 5년 동안 소아과 병 의원 662곳이 폐업했다고 말했는데요.

소아청소년과의 유일한 수입원인 진료비가 사실상 30년째 동결됐고, 심지어 동남아 국가의 10분의 1 수준이라는 말도 남겼는데요.

[임현택 / 대한소아청소년의사회 회장 (지난달 기자회견) : 저희는 아픈 아이들 고쳐 주고 잘 자라는 걸 보고 흐뭇해 하는 걸 천직으로 여기고 평생을 살아온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입니다. (중략) 오늘 자로 대한민국에 더 이상 소아청소년과라는 전문과는 병원을 유지하고 싶어도 도저히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같은 어려운 현실에 아기 엄마가 남긴 메모가 의사들에게도 위안이 된 것 같습니다.

최은화 어린이병원장은 보호자의 메모에 감동과 큰 힘을 얻었다며 감사함 마음을 전했고요.

또 의료진을 위한 응원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어린이들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새내기 의사들의 다짐이 든든하지만 최근 알려진 소아청소년과의 위기를 생각하면 현실이 막막하기도 하죠.

의료진이 아이들만 생각하고 진료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도 꼭 이뤄져야 하겠습니다.

[남궁인 /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YTN, 지난 3일) : 소아과는 아주 필수의료이기 때문에 사실은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데, 이 정책적인 지원이 못 따라가고 있어서 그런 소아 중증환자가 특히 이렇게 떠도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YTN 엄지민 (thum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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