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 '예비 아빠' 이용의 임신 세리머니 "뱃속 아이가 선물한 7년 만의 골"
[마이데일리 = 수원 이현호 기자] 이용(36·수원FC)이 예비 아빠 소식을 득점으로 알렸다.
수원FC는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6라운드에서 대전 하나를 5-3으로 꺾고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챙겼다. 최근 2경기에서 득점이 없었던 수원FC는 이날 후반전에만 5골을 몰아쳐 골 가뭄을 해소했다.
측면 수비수 이용의 득점이 대역전승 시발점이었다. 수원FC가 0-2로 끌려가던 후반 10분에 이용이 공격에 가담해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이 공은 대전 골망을 시원하게 갈랐다. 이용은 공을 챙겨 유니폼 상의 안에 넣었다. 그리곤 관중석을 바라보며 엄지손가락을 입에 갖다 댔다. 출산을 앞둔 아내에게 헌정하는 세리머니였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이용은 “혹시라도 오늘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 하겠다고 아내에게 말했다. 실제로 골을 넣을 줄은 몰랐다. 그동안 넣었던 골 중에서 오늘 골이 베스트 골”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용은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에서 뛰던 2016시즌 이후 7년 만에 골을 넣었다. K리그 통산 득점은 4골이다.
이용은 “전성기 지나서 아내를 만나기 시작했다. 저의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내에게는 힘든 모습과 부상당한 모습만 보여줘서 속상했다. 오늘 득점으로 보답한 거 같아 기쁘다. 라커룸에서 휴대폰을 보니 장모님·장인어른 축하 연락이 와 있더라”라고 했다.
이용이 골을 넣자마자 수원FC 공격이 살아났다. 라스가 2골, 윤빛가람과 무릴로가 1골씩 추가해 5-3으로 승리했다. 이용은 “제 골이 역전승의 발판이 되어서 기분이 좋다. 아내 뱃속의 아이가 저에게 선물을 준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용은 어느새 만 36세 베테랑이 됐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이용은 체력적으로 전혀 떨어지는 게 없다. 베테랑의 힘을 보여줬다”면서 “이용 득점 덕분에 역전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이용은 “90분 풀타임 경기를 계속 뛰다 보니까 체력이 올라왔다. 감독님 배려 덕에 체력 안배를 하면서 뛴다”고 답했다.
수원FC의 다음 상대는 이용 친정팀 전북이다. 옛 팀을 적으로 상대하는 이용은 “저는 이제 수원FC 소속이다. 프로 선수라면 현재 있는 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원FC 팬과 전북 팬도 저의 프로다운 모습을 좋아할 것”이라고 다짐하며 경기장을 나갔다.
[이용.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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