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호의 히든카드 박은선, 상대가 알아도 통할까?

황민국 기자 2023. 4. 1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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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선(오른쪽) | 대한축구협회 제공



호주에서 울릴 ‘골든 벨’의 히든 카드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선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1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잠비아와 2차 평가전을 치른다.

지난 7일 첫 대결에선 5-2로 승리한 터라 승패보다 경기력의 완성도가 중요한 일전이다. 4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었던 기존 선수들보다는 9년간 태극마크를 내려놨던 베테랑 박은선(37·서울시청)의 활약상이 관심을 모은다.

박은선은 잠비아를 상대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후반 13분 이금민(브라이턴)의 동점골을 돕더니 종료 직전에는 쐐기골까지 넣으며 합격점을 받았다.

박은선의 장점은 역시 181㎝의 큰 키를 살린 고공 플레이다. 빼어난 기술과 달리 작은 체구로 어려움을 겪던 대표팀 선수들의 약점을 메울 수 있다. 그는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나이라 선발로 출전은 어렵지만 교체 카드로는 가치가 높다.

적장인 브루스 음와페 감독도 “박은선은 가장 기억에 남은 선수 중의 하나”라며 “그를 중심으로 풀어가는 포스트 플레이는 위협적이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박은선 효과는 그 지분에 예측하지 못했던 출전이 포함이 됐다고 봐야한다. 오랜기간 대표팀에서 떨어졌던 선수니 그야말로 히든카드. 박은선이 자신에 미리 대비할 잠비아와의 2차전에서도 같은 활약을 펼쳐야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본선도 기대할 수 있다.

조소현(토트넘)은 관중석에서 지켜봤던 지난 2월 아널드 클라크컵에서 동료들이 유럽 선수들의 힘과 스피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박은선은 월드컵 본선 독일전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김대길 스포츠경향 해설위원은 “상대가 내려설 때는 높이를 살릴 수 있고, 우리가 역습을 펼칠 때는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은선도 마지막 월드컵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박은선은 “이제 난 나이가 있다. 마지막이니까 즐기면서 하고 있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돌아올 수 있게 해주셨으니 보답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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