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주려는 거 아냐, 돈 내놔” 쪽지 한장…美70대 할머니의 은행 털기 수법
미국에서 78세 할머니가 은행을 털었다가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할머니는 과거에도 두 차례나 은행 강도짓을 해 처벌받은 전과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9일(현지시각) AP통신,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보니 구치(78)는 지난 5일 미주리주(州) 캐스카운티 플레전트힐의 한 은행에서 강도짓을 벌인 혐의(절도)로 기소됐다.
캐스카운티 검찰에 따르면, 보니는 범행 당시 은행 창구에서 쪽지 한 장을 내밀었다. 이 쪽지에는 “소액 지폐 1만3000장을 달라”는 요구와 함께 “당신에게 겁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다. 고맙고 미안하다”는 내용도 적혀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보니는 자신이 쓴 쪽지 내용과는 다르게 직원을 위협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측은 CCTV 영상에 보니가 창구를 쾅쾅 내려치며 직원에게 서두르라고 요구하는 모습이 담겼다고 밝혔다.
보니는 범행 당시 회색 옷차림에 장갑, 검은색 마스크, 검은색 선글라스를 착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보니는 별다른 무기를 들이대지 않고도 범행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보니가 총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으나 직원들이 그를 두려워했다”고 했다.
보니는 범행 후 자신의 차를 몰고 달아났으나, 2마일(약 3.2㎞)도 가지 못하고 경찰에 붙잡혔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은 당시 보니에게서 술냄새가 풍겼다고 전했다. 경찰은 또 보니가 타고 있던 차량 바닥에서 많은 양의 소액 지폐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토미 라이트 플레전트힐 경찰서장은 “그저 슬픈 일”이라며 보니가 별다른 질병을 진단받지는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 보니는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다. 그의 보석금은 2만5000달러(약 3300만원)로 책정됐다. 아직까지 변호사는 선임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보니는 과거 은행 강도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77년 캘리포니아에서 은행을 털었고, 75세였던 2020년에도 캔자스시티 교외의 한 은행에서도 강도짓을 벌였다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두 번째 강도 사건 당시 재판부는 보니가 유죄라고 판단했으나 징역형을 선고하지는 않았다. 재판 과정에서 보니의 아들은 “어머니가 제정신이 아니다” “화가 난 채로 ‘은행을 털겠다’며 집을 나갔다”고 증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니는 보호관찰처분을 받고 풀려났다. 보호관찰기간은 2021년 11월 만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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