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원가 마약’ 18병 배포…경찰, 중국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 추적

이학준 기자 2023. 4. 1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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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 배포된 '마약 음료'는 총 18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중국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과 연관돼 있다고 판단, 중국에 체류 중인 '윗선'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중국에 체류 중인 이씨 등 이번 사건의 윗선이 보이스피싱 조직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정황을 포착하고 추가 공범 추적에 나서는 등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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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음료를 나눠준 피의자./서울 강남경찰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 배포된 ‘마약 음료’는 총 18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중국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과 연관돼 있다고 판단, 중국에 체류 중인 ‘윗선’ 추적에 나섰다.

10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제조된 마약 음료 100병 중 배포된 것은 18병이다. 이 중 7병은 음용됐고, 3병은 음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나머지 8병이 음용됐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학생 7명과 학부모 1명 등 총 8명이다.

현재 경찰이 확보한 마약 음료는 36병이다. 44병은 범행에 가담한 중국 조직원이 폐기하라고 지시해 버러졌고, 나머지 2병은 범행에 가담한 피의자 2명이 각 1병씩 마셨다.

경찰은 중국에 체류 중인 한국 국적 20대 이모씨와 중국 국적 30대 박모씨를 이번 범행의 총책으로 지목하고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한편 국제 공조수사 요청 등을 통해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이씨가 중국에서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길모씨에게 마약 음료 제조를 지시하고, 길씨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통해 확보한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마약 음료를 제조해 서울에 있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약 음료 제조에 사용된 공병과 ‘기억력 상승 집중력 강화’ 등이 쓰인 스티커, 판촉물, 인형 등도 모두 중국에서 배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길씨로부터 마약 음료를 제공 받은 아르바이트생 4명은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를 가장해 학생들에게 마약 음료를 건네 마시게 한 뒤 피해자 학부모에게 연락해 금전을 요구했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현재 경찰이 파악한 협박 전화는 총 7건이고, 금전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중국에 체류 중인 이씨 등 이번 사건의 윗선이 보이스피싱 조직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정황을 포착하고 추가 공범 추적에 나서는 등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단순 마약 범죄가 아닌 보이스피싱이 결합된 신종 마약 피싱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직접 범행에 가담한 피의자들도 과거 보이스피싱 범죄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에게 마약 음료를 직접 나눠준 아르바이트생 중 1명은 과거 2억원의 피해를 발생시킨 보이스피싱 범죄 11건에서 대면형 수거책으로 활동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전에 연락해온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이번 사건의)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학부모 협박용 전화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변작해준 혐의로 체포된 김모씨도 1억원의 피해를 낳은 보이스피싱 범죄 14건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김씨로부터 노트북 6대, USB 모뎀 96개, 휴대전화 유심 368개를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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