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P 25만주 보유한 증권사 “당분간 안 판다”…이유는 SKIET의 2배 넘는 영업익
SKIET에 비해 과도한 저평가
올해 영업이익 SKIET의 2배 넘을 전망
삼성·한화투자증권도 지분 투자
KB증권(KB금융)이 지난 2021년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투자했던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씨피(WCP) 주식 25만주가량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증권 최고경영진이 WCP가 현저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당분간 지분 매도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설립된 WCP는 이차전지 분리막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최대주주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더블유스코프코퍼레이션(W-Scope Corporation)(지분율 35.91%‧2022년 말 기준)이다. 지난해 9월 30일 공모가 6만원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지만, 현재 주가는 공모가보다 낮은 상태다. 지난 7일 종가는 5만3200원이다.
10일 금융감독원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더블유씨피 프리IPO 당시인 2021년 9월 200억원을 들여 매입한 보통주 25만5394주(0.96%)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또 상장 후 지난 1월 2일까지 공모주 투자자가 환매 청구권(풋백옵션)을 행사해 KB증권이 되사준 주식도 그대로 보유 중이다. 더블유씨피는 코스닥 시장에 특례상장을 했는데 특례상장을 하면 상장 주관사와 인수단(KB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이 상장 후 최소 3개월 동안 주가가 공모가의 90%를 밑돌면 공모가의 90% 가격에 공모주식을 되사줘야 한다. 이에 따라 KB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은 환매 청구권을 행사한 투자자의 더블유씨피 주식을 도로 매수했다.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KB증권 경영진이 더블유씨피 지분이 너무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있고, 상장 주관사로서 6만원의 공모가로 투자자들에게 이 회사 주식 투자를 권했는데 본인들만 그 이하 가격으로 주식을 매도할 수는 없다고 판단해 (더블유씨피 주식을) 전혀 팔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프리IPO 당시 KB증권이 더블유씨피 주식을 매수한 가격은 1주당 7만8310원이다. 시장에서는 KB증권 등 주요 재무적투자자(FI)들이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내려간 더블유씨피를 매도할 것으로 예상해 오버행(잠재적 매도 대기 물량) 우려가 있었다.
KB증권 경영진이 더블유씨피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한 근거는 같은 이차전지 분리막 기업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기업가치다. 2021년 5월 상장한 SKIET는 지난 7일 기준 종가 9만2200원, 시가총액은 6조5736억원이다. 같은 날 기준 더블유씨피 시총은 1조7926억원인데 SKIET의 시총이 더블유씨피의 시총보다 3.6배 이상 크다.
반면 영업이익은 정반대다. 각 사 공시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IET는 지난해 5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증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308억원이다. 더블유씨피는 지난해 5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올해는 67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주요 기관들도 더블유씨피 지분을 투자 중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노앤파트너스는 엔피성장제6호사모투자합자회사로 421만991주(12.5%)를, 넥스트레벨 1호 유한회사로 169만6120주(5.03%)를 보유하고 있다. DS자산운용, 삼성증권‧한화투자증권(삼성한화신성장신기술조합1호) 등도 FI로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등 이차전지 기업과 손잡고 북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면 더블유씨피 주가가 크게 오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억제법안(IRA)의 세부 법안을 발표하면서 이차전지 분리막 등 배터리 부품은 50% 이상 북미 지역에서 생산하면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때문에 그동안 시장점유율이 높았던 중국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을 국내 기업들이 빼앗아 올 수 있게 됐다. 이런 기회를 활용해 북미 시장을 개척하면 시장점유율이 오르고 이익이 크게 늘 수 있다는 것이다.
위윤덕 DS자산운용 대표는 “더블유씨피는 창업진이 삼성SDI 출신 인사들이어서 주로 분리막을 삼성SDI에 납품했는데 삼성SDI 이외의 다른 배터리 기업들로 거래처를 확대해 나간다면 저평가된 주가가 오르는 기폭제가 될 것 같다”라면서 “특히 IRA 법안으로 한국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에 기회가 온 만큼 LG에너지솔루션 등과 협업해 북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럼프, 불법이민 추방 예고하자…필리핀 대책 회의 소집
- 비트코인 급등에 엘살바도르, 90% 수익 '대박’
- 코인 하나가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을 이겼다... 머스크가 미는 도지코인, 9조 거래돼
- ‘위암 원인’ 헬리코박터균 감염 치료할 후보물질 찾았다
- [투자노트] 트럼프 시대 뒤 삼성전자
- 10兆 전기차 공장 지었는데… 현대차, 美 시장에 드리워진 ‘먹구름’
- 신세계 스퀘어, 열흘 만에 방문객 20만 명 돌파… 인근 상권도 활성화
- ‘트럼프 굿즈’ 주문 밀려들자… 中 제조업체도 신났다
- [단독]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모친 유산 나눠달라’ 동생들 상대 소송 4년 만에 종결
- [비즈톡톡] “환율 오르면 식품업계 운다”... 옛날 공식된 까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