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철강·디스플레이 초격차 만든다…2030년까지 13.5조 투입

세종=최민경 기자 2023. 4. 1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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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미래모빌리티 등 11대 핵심투자분야 40개 프로젝트 연구개발(R&D)에 매년 R&D 신규 예산 70%를 투입한다. 기술개발 성과를 극대화하고 사업화와 연결하기 위해서다. 기술 수행·평가 등 기술개발 전 과정에서 전문성과 혁신역량을 갖춘 민간이 실질적인 권한을 갖도록 R&D 체계도 전면 개편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장영진 1차관 주재로 최고기술경영자(CTO)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해 이 같은 내용의 '산업대전환 초격차 프로젝트' 추진방안을 논의·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 R&D 투자 방향성이 불분명해 시류에 편승하는 사업·과제가 양산된다는 문제점이 지속 제기되자 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12대 국가전략기술, 신성장 4.0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세부 투자방향과 지원방식을 정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초격차 프로젝트는 △민관합동 전략 프로젝트 선정 및 집중투자 △시장·산업전문가에 프로젝트 실질적 운영권한 부여 △기관 주도 연구개발 지원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9월부터 산업부, 전문기관, 기업, 국책연구원(산업연구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등이 11대 핵심투자분야 34개 미션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40개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11대 핵심투자분야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미래모빌리티 △핵심소재 △지능형로봇 △첨단제조 △항공·방산 △차세대원자력 △첨단바이오 △에너지신사업 등이다.

선정된 프로젝트엔 매년 신규 R&D예산의 70%를 투입한다. 향후 예비타당성조사 추진, 신규 사업 발굴, 계속 사업 신규과제 활용 등을 통해 2027년까지 6조2000억원, 2030년까지 13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또 초격차 프로젝트는 최고 시장·산업전문가에게 프로젝트의 실질적 운영권한을 부여한다. 기존엔 업종별 단일 프로그램 디렉터(PD) 주도로 사업과 과제를 기획해왔다. 기획 이후에는 프로그램 디렉터의 역할은 종료되고 전문기관이 지원 과정을 관리함에 따라 기획부터 성과까지 전 주기를 관리하는 주체가 없었다.

이에 정부는 PD 외 시장·산업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젝트 관리자 그룹이 사업과제 목표설정부터 달성을 위한 기술개발·사업화·인력양성·기반구축 사업 기획, 성과점검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도록 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PD의 전문성을 보완하고 시장 수요를 적극 반영하며 기획부터 성과창출까지 관리함으로써 성과를 높일 계획이다.

우선 프로젝트 관리자 그룹을 구성하고 올해 말까지 40개 프로젝트별로 목표·사업구성 및 사업별 마일스톤 등을 포함하는 상세한 추진계획을 수립한다.

아울러 혁신역량이 뛰어난 기관이 참여해 프로젝트의 목표를 책임지고 달성할 수 있게 대형 임무지향 과제방식으로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그간 연구개발 사업은 개별사업 내 다수 요소기술 단위 소규모 과제별로 여러 주체 들이 각자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왔다. 그 결과 개별과제들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사업의 성과는 부족하다는 비판이 줄곧 제기돼왔다.

초격차 프로젝트는 소규모 과제로 분리하기 보다는 '대형 단일과제' 위주로 집중 지원한다. 혁신역량이 뛰어난 기관이 주도해 최적의 컨소시엄을 구성, 다수의 요소기술을 모두 연계해 개발·검증함으로써 눈에 보이는 성과를 창출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소수 전문가에 의한 폐쇄적 사업운영과 파편화된 소규모 과제 지원으로는 연구개발의 성과도 낼 수 없고 기술경쟁에서 결코 경쟁국을 앞설 수 없다"며 "초격차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방향을 잡고 혁신역량이 가장 뛰어난 기관이 드림팀을 구성해 임팩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연구개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LX세미콘, 삼성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포스코, 유진로봇, LG이노텍, 엘앤에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CJ제일제당 등 9개 기업 CTO와 전략기획단,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4개 전문기관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초격차 프로젝트 실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기업은 프로젝트 관리자 그룹에 적극 참여하고 전략기획단은 기술혁신 얼라이언스 운영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에너지기술평가원은 프로젝트 관리자들의 활동을 뒷받침한다. 산업기술진흥원은 인력양성·기반 사업을 연계 지원한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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