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윗집 이웃 160회 때려 숨지게 한 前 씨름선수 실형

재판부 “피고인, 전직 운동 선수… 사망 결과 충분히 예견했을 것”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어오던 이웃을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전직 씨름선수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일러스트=손민균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는 10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A(32)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1월 20일 자택 인근에서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시며 대화하다 뺨을 맞자 주먹을 휘둘렀다. A씨는 쓰러진 피해자를 50여분 동안 약 160회에 걸쳐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와 A씨는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선 재판에서 A씨에 대해 “1시간 동안 구타 횟수가 160회가 넘는 잔혹한 범죄로, 범의가 살인에 가깝다”며 징역 15년 선고를 요청했다.

재판에서 A씨는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술에 취한 피해자를 데려다주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폭행이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평소 지병을 앓고 있어 사망의 원인이 폭행 때문인지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선처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해자가 지혈 기능 장애를 갖고 있지만 장시간의 폭행으로 광범위한 출혈이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폭행과 사망의 인과 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또 “전직 씨름 선수로 건강한 체격과 상당한 체력을 보유한 피고인은 가해 당시 사망이라는 결과도 충분히 예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A씨는 범행이 녹화된 현장 영상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폭행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체질적 요인이 사망이라는 결과에 작용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 유족과 원만하게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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