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와 이경훈의 마스터스 마지막홀 인사…약진하는 한국 남자골프의 ‘상징적 장면’
‘빅4’ 임성재, 김주형, 이경훈, 김시우가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모두 30위 안에 들며 한국남자골프의 실력과 위상을 확인했다.
10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7545야드)에서 끝난 제87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800만 달러)에서 임성재, 김주형은 공동 16위(2언더파 286타), 이경훈과 김시우는 각각 공동 23위(1언더파 287타)와 공동 29위(1오버파 289타)를 차지했다.
이들은 한국선수 마스터스 최다 컷통과 기록과 전원 20위권내 진입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종전 한국선수 최다 본선진출은 2011년(최경주, 양용은, 김경태)과 2020년(임성재, 강성훈, 김시우) 대회의 3명이었고, 당시 컷통과 선수중 최하위는 각각 공동 44위(김경태), 공동 34위(김시우)였다. 30위 이내 4명은 미국(19명)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올해 4번째 출전한 임성재는 2라운드까지 합계 3오버파(공동 49위)를 쳐 턱걸이로 본선에 나섰으나 3라운드에 데일리 베스트인 5언더파 67타를 치는 집중력을 보인 끝에 공동 16위로 마감했다. 2019년 공동 2위, 지난해 공동 8위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지만 언젠가 반드시 우승컵을 들고 말겠다는 목표를 이어갈 자신감을 쌓았다. 임성재는 이날 나온 세계랭킹에서 1계단 올라 17위가 됐다.
임성재는 지난 8일 3라운드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동반 라운드를 펼치기도 했다. 경기가 악천후로 7홀 만에 중단됐고, 우즈가 부상으로 다음날 잔여경기를 기권하는 바람에 짧은 경험으로 끝났지만 골프황제의 기를 느낄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언제 우즈와 함께 라운드를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같이 하게 돼 너무 기뻤다”는 그는 “우즈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더 집중했고, 스윙도 잘 됐다”고 말했다.
2인 1조로 뛴 최종라운드에서는 임성재와 이경훈이 함께 하며 한국선수들끼리 18번홀을 마치고 서로 격려하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지난해 컷 탈락한 아쉬움을 딛고 두 번째 도전에서 20위권에 든 이경훈은 “2라운드에 5타를 줄였는데, 다음에는 더 많이 그 이상 성적을 내고 싶다”고 힘을 냈다.
첫 출전에 최연소 우승후보로 많은 주목받고 10위권 성적을 거둔 김주형은 “점수로 치면 100점 만점에 10점도 안된다”고 실망하며 “월드컵 축구팀처럼 저도 국민들께 기쁨을 드리고 싶었는데 잘 안됐다. 다음에 나오면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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