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업소 불법촬영 30대…"성도착증 치료 다시 받겠다"

A씨가 모텔 등에 설치한 몰래카메라. /사진=뉴스1(인천남동경찰서 제공)

손님을 가장해 서울·인천 일대 숙박업소 객실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뒤 투숙객을 불법 촬영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10년이 구형됐다. 이 남성은 자신이 성매매 여성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불법 촬영한 혐의도 받는다.

10일 뉴스1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이날 오전 인천지법 형사18단독 (판사 김동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반포등), 성매매 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30)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수 명령과 신상정보 공개 고지 명령, 취업제한 10년도 청구했다.

A씨 측 법률 대리인은 "죄가 무겁고 비난받아 마땅하나 경찰이 적발한 범행 장소 2곳 외에 나머지 12곳은 스스로 자백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며 "성도착증 진단을 받고 약을 먹어 오다가 졸음과 마비 증상으로 약을 중단하면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이어 "가족들이 치료를 약속하고 있으니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말했다.

A씨는 "실형을 살고 나서 또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이 부끄럽다"며 "약 복용을 중간에 멈춘 것이 후회되고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형기를 마치고 나면 적극적으로 치료받겠다"고 전했다. A씨의 선고공판은 오는 5월 중 열린다.

A씨는 지난 1~2월 서울·인천·부산·대구 등 호텔 등 숙박업소 10곳 13개 객실 안에 직접 제작한 카메라 총 14대를 설치, 투숙객들의 신체를 총 69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같은 기간 숙박업소에 투숙하면서 총 4차례에 걸쳐 성매매한 뒤,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촬영한 영상을 휴대폰으로 내려받아 소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에 거주하는 A씨는 경찰 추적을 피하고자 서울·부산·대구 숙박업소를 돌며 손님으로 가장해 투숙했으며, 인터넷 공유기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달아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에 "다른 사람의 성관계 모습을 보고 싶어 촬영했다"며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영상 유포의 목적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A씨 사건을 넘겨받은 뒤 투숙객 신체 외에 A씨가 성매매를 시도하고 여성의 신체를 촬영한 혐의를 추가해 함께 재판에 넘겼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