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잡힌 LA 마약판매상…마약10만명분·권총 동시밀수
10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마약과 총기류를 국내로 들여온 밀수사범을 검찰이 4개월간 직접수사한 끝에 검거해 재판에 넘겼다. 마약과 총기류를 동시에 밀수한 사범을 적발한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팀장 강력범죄수사부장검사 신준호)은 10일 미국 LA 마약판매상 장모씨(49세)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향정), 총포·도검·화약류등의안전관리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장씨는 시가 약 8억원 상당의 필로폰 3.2kg을 밀수해 국내에서 유통하려 시도했고 △45구경 권총 1정 △실탄 50발 △가스발사식 모의권총 6정도 함께 밀수했다. 모의권총 6정은 미국거주 당시 주거지에 있던 소파테이블에 전시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총은 필리핀 무기제조사 암스코(Armscor)에서 제조한 것으로, 유효사거리 100m의 살상용 권총이다. 검찰은 모의권총 6종도 가스추진식으로 금속제구슬이 발사돼 살상력·파괴력이 상당할 것으로 판단, 국과수 감정 결과 모의총포로 확인될 경우 모의총포 수입및 소지혐의로 추가기소할 예정이다.
장씨는 미국 영주권자로, 국내에서 학업과 군복무를 마친 후 미국 LA 등지에서 약 15년간 마약판매상 생활을 해왔다. 다만 미국에서 마약전과나 다른 범죄에 연루된 전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하면서 마약과 총기를 이삿짐으로 위장해 국내로 들여왔다. 장씨는 검찰 측에 모친 병환으로 봉양차 입국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장씨가 입국후 국내 마약사범들과 통화하고 직접 접촉하는 등 미국 현지조직과 연계해 마약판로를 구상하는 중에 검거한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폰 포렌식 결과 대화상대방에 LA 현지마약상들이 있어 해당 조직일원 또는 지도부급 사범으로 추정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해 7월26일 미국 LA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필로폰 3.2kg을 9개 비닐팩에 진공포장해 소파테이블 안에 은닉하고, 권총과 실탄은 공구함 등에 분산·은닉한 후 선박화물로 발송해 같은해 9월 부산항에 도착하게 하는 방법으로 밀수했다.
또 올해 3월25일 필로폰 약 0.1g을 쿠킹호일에 올려놓고 라이터로 가열해 발생한 연기를 흡입하는 방법으로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마약·총기를 선박화물을 통해 밀수한 데에 "국내에 연간 14만척에 달하는 외항선들이 들어오고, 1척에 수천개 컨테이너가 실려 있기 때문에 특정한 첩보가 없는 이상 일일이 컨테이너를 검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피고인은) 그 허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장씨는 범행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마약밀수의 경우 미국 LA에서 알고 지낸 지인이 이삿짐 운송을 부탁했고, 국내에 도착한 짐을 확인해보니 필로폰이 있었다는 게 장씨 주장이다. 또 이삿짐을 보낸 지인은 LA현지에서 지난해 11월 오토바이 사고로 죽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검찰은 추가조사를 통해 마약출처를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장씨 휴대폰 포렌식을 통해 (이번에 압수된) 필로폰을 미국 LA현지 조직으로부터 구매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확보했다"며 "판매책과의 대화내용으로 추정되는 메시지엔 필로폰 함량이 (애초 구매하기로 했던 양보다) 모자란다는 말 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장씨는 교통사고로 죽은 친구로부터 받을 돈이 있었다고 횡설수설하는 등 마약구입자금은 아직 확인이 되지 않았다"며 "실제 지난해 11월 미국 LA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한인이 있다는 현지보도는 확인했지만, (장씨 주장이 맞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과는 지난해 12월 관련 첩보를 입수해 직접수사를 개시했고 올해 3월 장씨가 다른 마약사범과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검찰은 수사착수단계부터 미국 DEA(마약단속국)와 공조해 첩보의 신빙성 여부를 확인하고, 장씨의 신원과 미국 내 행적 등을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검찰은 지난달 장씨가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서울 노원구 아파트를 압수수색해 긴급체포했다. 피고인이 실제 총기를 갖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검찰은 노원경찰서 소속 무장경찰관 2명을 대동했다. 검거 당시 권총은 분해된 상태로 보관돼 있어 대치상황으로 이어지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DEA와 공조해 해외 연계조직에 대해 계속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범죄가 날로 지능화·흉포화되면서 총기까지 함께 밀수되는 지경에 이른 상황"이라며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은 보다 강화된 단속과 처벌을 통해 마약류의 국내유입 및 유통차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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