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토부, 한국공항공사 대대적 감사 착수...전 정권 임명 사장 겨냥?
국토부, 감사반장 포함 10명 투입
“보안실패 반복...표적감사 아니다”
문재인 정부 국토부 2018년에도 감사
박근혜 대통령 임명 성일환 사장 용퇴
국토교통부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대대적 감사에 착수했다.
그동안 국토부가 복무 점검이나 감사원·국민권익위 등과 연계해 공사를 감사한 적은 있으나 이처럼 공사 전반을 들여다보는 대규 감사는 근래에 없던 이례적인 일이어서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을 겨냥한 ‘표적감사’가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10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부 감사관실은 지난 5일부터 감사반장 포함 총 10명의 인력을 투입해 한국공항공사를 감사하고 있다. 오는 18일까지 보안·복무·국정감사·자회사 등 전반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공사 내부에서는 국토부의 이러한 전방위적인 감사가 이례적인 일이어서 전임 정권 때 임명된 윤형중 사장을 압박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지낸 윤 사장은 현 정부가 출범하기 전인 지난해 2월 한국공항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표적감사 의혹이 제기되는 근거 중 하나는 감사 시점이다. 같은 공항공기업이자 전임 정권 때 임명된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달 28일 사퇴를 공식 표명한 이후 국토부가 곧바로 한국공항공사에 대해 감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우연치고는 절묘하다는 뒷말이 나온다. 국토부가 이렇게 대대적으로 공사를 대상으로 전방위 감사를 벌이는 것은 요 몇년새 없던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현 정부 출범 이후 양 공항공사 사장은 ‘원팀’으로 뛰어야할 국토부 장관과 직접 대면할 기회를 자주 갖지 못했다. 그 속내는 지난 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잘 드러난다. 당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에 대해 “나가야 한다”며 사퇴 압박을 공식화 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한국공항공사 감사 배경에 대해 “반복되는 보안 실패”를 이유로 대고 있지만 인천공항에서도 최근 기내에서 실탄이 발견되고, 21cm 흉기를 소지한 승객이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 등의 사고가 있었지만 별도의 감사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돼 ‘표적감사’ 의혹을 더하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위원들이 한국공항공사를 평가하는 와중에 국토부 감사가 시작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공공기관 평가위원들은 지난달 23일 경영관리 심사를 시작으로 지난 6일까지 한국공항공사를 방문해 비계량 실사를 끝냈다. 국토부는 공공기관 평가위원들이 예고한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주요 사업 실사(6일)를 사흘 남기고 감사에 착수했다. 공사 직원들이 경영 평가를 잘 받기 위해 한창 바쁜 시기에 감사까지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한국공항공사 A 관계자는 “경영평가는 임직원의 인센티브 등과 연결돼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흔하지 않은 국토부 감사까지 받게 됐는데 누가 배경을 의심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B 관계자는 “2018년에 벌어진 성일환 사장의 중도 사퇴 때와 같은 기시감이 든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3월 한국공항공사 11대 사장으로 취임한 성일환 전 공군참모총장은 임기를 1년 남긴 2018년 3월 말 스스로 그만뒀다. 당시 문재인 정권은 전임 정권 때 임명된 공기업 사장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때도 국토부는 한국공항공사를 감사했다. 당시 조직의 신뢰가 컸던 성 사장은 노조의 사의 표명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도 사퇴를 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표적 감사 논란에 대해 “보안실패가 계속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 대책을 보기 위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나중에 감사결과 나오면 알게 될 것이다. 표적감사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수도권 소재 공기업 고위 관계자는 “정권의 임기와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공기관장들의 임기가 일치되지 않아 이러한 불필요한 갈등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돼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면서 “법·제도적 보완을 통해 근원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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