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 100선의 스토리텔링 2번째 수로·황옥의 솔로 탈출…‘소울’ 충만 김해 김·김해 허…전설서 나온 종가 알에서 깬 가락, 오마주 가야테마파크
분산성에서 바라본 노을은 ‘왕후의 노을’이라 불린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배 띄워라~ 인도 공주, 아유타 거쳐 ‘가야’ 된다. 어서 가자~ 가락국 수로에로, 바람불제~ ‘가야’ 된다. 쌍어(雙魚)로 이은 사랑, 둘만이 아는 홍연(紅緣)… 김해 김씨 시조되고 김해 허씨 시조로다. 국제 부부 첫 역사는 미증유 150년 해로로세. 가려진 ‘가야 전설’, 이때가 아니라고 서럽다 울지를 마랴~ 배 띄워라 벗님네들~ 내친김에 김해에로. 술 익고 달이 뜨니, 이때가 아니드냐~ 노를 젓고 돛 올려라. ‘에로틱’ 김해에로~‘로맨틱’ 김해로다.
수로왕릉의 오른 편 숭선전에 있는 김수로 왕과 허황옥 왕비의 표준 영정. 사진|한국관광공사
首其現也(수기현야)…수로, 마주하다
5m 봉분의 수로왕릉이다. 임진왜란 때 도굴당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龜何龜何(귀하귀하)로 시작하는 ‘구지가’는 가락국 김수로왕(재위 42~199)의 강림 설화다. ‘삼국유사’에 전해진 김수로의 탄생은 ‘꼭짓점 댄스’ 덕이다. 왕 없던 가락국 추장들이 신의 계시로 구지봉에 모여, 이 노래를 불러 찾은 황금알에서 기원한다. 신라 시조 김알지도 알에서 나왔으나, 경주 김씨다. 김수로는 금관가야의 초대 국왕이자 김해 김씨의 시조다. ‘금관가야=대가야=가락국’은 같은 나라다.
김해 서상동에 있는 수로왕릉을 김해 사람들은 납릉(納陵)이라고 부른다. 그 정문에는 두 마리의 물고기가 마주 보고 있는 쌍어와 태양 문양이 있다. 이는 둘을 맺은 사랑의 징표이자, 왕후가 인도에서 왔다는 증좌다.
수로왕릉에 있는 쌍어 문양이다. 당시 이 문양은 인도서는 용왕을 상징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세상의 거짓말은 참아내면서 납릉 옆 수로왕과 허황옥 왕후(?~188)의 표준 영정마저 ‘하얀 거짓말’로 용인치 않은 ‘당돌한’ 세상이 요즘이다. 수년 전 군대 얘기도 무용담이 되는 마당에, 2000년 전 가락국 얘기가 전설이면 또 어떠랴.
인도 아유타국에서 시집온 허황옥과 김수로의 사랑 이야기는 기록된 우리나라 첫 국제결혼이다. 2000년 전 인도의 공주가 김해로 와서 수로왕과 결혼한 자체가 신비롭고 흥미진진하긴 하다.
스토리텔링은 탄탄하다. 수로왕은 ‘품절남’을 거부했다. ‘차도남’이 ‘인도남’이 될 걸 안듯, 왕이 된 후 7년 동안 결혼하지 않았다. 왕도 하늘의 뜻이었듯 배필도 하늘이 내려줄 것이라 믿은 탓이다.
김해의 지명은 허황옥에 대한 수로왕의 사랑이 그대로 투영됐다. 수로왕은 10년 먼저 세상을 떠난 허황옥 공주를 기려, 그녀가 닻을 내린 도두촌(渡頭村)을 주포촌(主浦村)으로 바꿔 부르게 했다. 폐백한 고개를 능현(陵峴), 인도서 붉은 기를 내걸고 들어온 바다를 기출변(旗出邊)이라 했다. 이 지명은 조선 시대까지 이어졌다.
‘구지가’ 전설이 내려오는 구지봉. 사진|한국관광공사
若不現也(약불현야)…기원초 러브스토리는?
수로왕비릉 옆에 있는 파사석탑. 허황옥이 인도에서 가져왔다고 전해진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오늘 허황옥은 남쪽 1㎞ 떨어진 곳의 수로왕릉을 지긋이 내려다본다. 150년을 같이 살고 2000년을 또 그렇게 바라본다. 수로왕비릉은 가야 건국 설화의 고향 구지봉 인근 분산성 서쪽에 위치했다. 인도서 가져왔다는 파사석탑을 끼고 있는 왕비 능은, 애초 수로왕의 자리였다. 먼저 간 왕비 위해 자신의 자리를 내준 것도 사랑꾼에 대한 오마주다.
전설 속 기묘한 이야기는 현실 속에서 방향을 잃었다. 바람의 방향으로 낮을 읽고, 별빛 읽어 밤을 밝힌다. 정사는 당시 인도와 가야의 교역, 해양을 통한 교류의 가능성을 높인다. 불교며 차문화, 철기는 그렇게 오갔다.
해은사엔 허황옥이 인도를 멀리서라도 꿈꾸길 바란 수로왕의 스토리가 숨어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높은 데에 임한 해은사는 허황후에 대한 수로왕의 배려다. 멀리나마 인도를 꿈꾸라는 ‘그 꿈 꿔’. 암자 내 대왕각의 존재 역시 스토리에 힘을 보탠다.
역사 속에서도 멀리 보는 역할은 변함이 없다. 해은사를 이고 있는 분산성은 왜적의 출몰이 한 눈에 보였다. 흥선대원군이 직접 써 내린 만장대 현판 역시 그 일을 최적화된 곳인 덕이다.
분산성 노을은 SNS 노을 뷰 맛집으로 ‘왕후의 노을’로 불린다. 김해낙동강레일파크의 ‘왕의 노을’을 마주하니, 영겁의 세월에도 둘의 미소는 홍조로 가득하다.
한국관광공사가 이곳을 한국관광 100선의 스토리텔링 2번째로 정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 러브스토리는 왕자 열 명과 공주 두 명을 슬하에 뒀고, 그중 두 왕자에게 자신의 성씨를 물려줘 김해 허씨는 모계를 이었다.
허씨는 그렇게 오늘에 이르고, 2000년 전 대항해는 하늘길 열어 1999년 아유타국 왕손 부부가, 2001년엔 인도의 한 시장이 파사석탑 앞에 기념 식수를 했다.
분산성은 왜적의 침입을 막는 최적지다. 허황옥의 전설이 있는 해은사를 이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燔灼而喫也(번작이끽야)-뷰 맛집 즐겨보자
드라마 ‘김수로’의 세트장이기도 했던 가야테마파크의 태극전. 사진|한국관광공사
가야의 전설은 가야테마파크에서 알에서 깨어났다.
이곳에 들어서면 ‘6가야의 황금알’ 조형물과 거북이 조형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데 철광산 공연장 오른쪽에 있는 거북 가든이다. 수대와 정자, 나무가 있는 정원에는 커다란 거북이 석상과 등껍질을 버리고 도망가는 거북이가 보인다.
드라마 ‘김수로’의 세트장이 여기에 펼쳐진다. 2층 높이의 태극전은 웅장하다. 실내엔 AR 체험관과 가야유물 전시관이 있다. 태극전 뒤편에는 산책하기 좋은 연못 정원, 가야시대의 의복이 전시된 가락정전, 허왕후 스토리관인 왕후전 등이 발길을 잡는다. 허황옥의 신행길을 거울의 방으로 꾸며 놓았다.
가야하면 철기다. 가야테마파크에서 철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대장간도 있다. 철광산 공연장 뒤에 가야민속마을이 있다. 가야역사를 주제로 그린 만화 전시관 등이 있다. 이밖에 열린 숲속 족욕장, 왕궁 피크닉, 가야마을, 가야 왕궁을 다녀보고, 도자기를 빚고, 국궁의 활도 직접 당겨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이 둘의 사랑을 테마로 한 넌버벌 퍼포먼스 ‘페인터즈 가야왕국’도 볼 만 하다. 해가 진 뒤에는 3D 미디어 쇼가 볼 만하다.
역사와 전설을 돌아보는 데 지쳤다면 액티비티를 즐겨도 좋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스릴 넘치는 익사이팅 사이클이다. 자전거로 22m 높이의 줄을 타고 왕복 500m를 오가는 체험이다. 높이 15m의 거대한 구조물에 72가지의 장애물 코스를 스릴 넘치게 체험하는 익사이팅 타워는 젊은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