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전 앞둔 전성현, “너무 이기고 싶다”

울산/이재범 2023. 4. 1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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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울산/이재범 기자] “너무 이기고 싶다”라는 전성현의 한 마디가 캐롯 선수들에게 어떻게 작용할까?

고양 캐롯은 울산 현대모비스와 6강 플레이오프에서 2승 2패를 이뤄 마지막 5차전을 앞두고 있다.

캐롯은 10일 오전 11시부터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코트 훈련에 임했다. 김승기 캐롯 감독은 나오지 않았다. 선수들은 몸을 푼 뒤 가볍게 양쪽 코트에서 슈팅 연습만 1시간 가량 소화한 뒤 훈련을 마쳤다.

12명의 선수만 울산으로 내려왔다. 여기에 4차전에서 복귀한 전성현도 포함되어 있다. 전성현이 5차전에서도 무조건 뛴다는 의미다.

훈련을 마친 뒤 만난 전성현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는데 도움이 되는 게 하나도 없어서 어떻게든 (뛰려고 복귀했는데) 고민을 엄청 많이 했다. 사실 (코트에) 들어가서 뭘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들어가면 독이 되는 게 아닌가(걱정했다). 4차전에서도 조심스럽게 플레이를 했다”며 “정확한 기회면 (슛을) 쏘고, 내가 뭔가를 하려고 하면(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동료들이 여기까지 끌고 왔다. 남들은 0대3으로 끝날 거라고 예상했다. 반격을 해서 고양까지 끌고 왔는데 동료들이 이룬 걸 내가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아서, 독이 될까 봐 자제하고 정확한 플레이만 했는데 그게 잘 들어맞았다”고 지난 4차전을 돌아봤다.

전성현은 달팽이관 이상에 따른 돌발성 난청 때문에 지난달 18일 원주 DB와 경기 이후 결장했다. 플레이오프 들어서도 3차전까지 자리를 비웠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출전 가능할 듯 했다.

하지만, 전성현은 그보다 이른 4차전에서 15분 29초 출전해 3점슛 3방으로 9점을 올렸다. 1쿼터부터 3쿼터까지 쿼터마다 4~5분씩 뛰었던 전성현은 4쿼터 내내 벤치만 지켰다.

전성현은 “솔직하게 4쿼터 때도 많이 뛰고 싶었다. 좀 더 뛸 수 있을 거 같았고, 욕심도 났다. 그런데 내가 빠져 있어도 잘 하고 있었다”며 “다행히 이정현이 살아나서 잘 이끌어가길래 (내가) 들어가서 망칠까 봐 더 안 뛰겠다고 감독님께 말씀 드렸다. 결과적으로 (동료들이) 잘 해줘서 나의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캐롯은 현대모비스와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5승 1패를 기록했다. 전성현이 뛴 5경기를 모두 이겼다. 6강 플레이오프 4차전까지 더하면 전성현 출전 시 캐롯은 현대모비스에게 6전승 중이다.

전성현은 “그런 공식이 있나? 오늘(10일) 보면 알 거다(웃음). 오늘 내가 뛰어서 이기면 그 공식을 이어가는 거다. 어쨌든 너무 이기고 싶다”며 “나는 플레이오프를 다른 선수들보다 경험을 많이 해봐서 (기량 향상에) 엄청난 도움이 되는 걸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수가 늘어 5차전까지 간다고 해도 우리에게 안 좋은 건 없다. 선수들에게 엄청나게 도움이 되면서 성장하는 걸 알기에 5차전까지 온 게 잘 되었다.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바라보는 것보다 당장 경기 경험을 쌓아야 하는 선수들이라서 5차전까지 온 게 잘한 거고, 오늘 경기(5차전)를 통해 많은 걸 느꼈으면 좋겠다. 이기거나 지는 걸 떠나서”라고 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3점슛 감각이 탁월했던 전성현은 “당연히 더 집중하는 게 크다. 플레이오프는 지면 끝이라서 엄청 집중한다. 여기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 게 맞다”며 “(4차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도 이야기를 했는데 (복귀하기 전까지) 5대5 훈련을 한 적이 없었다. 그 전날 남아 있는 선수들과 1대1 훈련만 했었다. 강하게 훈련하며 밸런스도 잡고, 슛 감도 잡았다. 그 친구들도 ‘3주 쉬었는데도 이 정도면 3점슛 2~3개는 넣겠다’며 장난처럼 이야기를 했었다. 그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같이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슛도 몇 번 쏘고, 1대1을 했던 게 그게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농구 팬들이라면 현대모비스보다는 캐롯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길 바랄 듯 하다. 안양 KGC인삼공사의 상대로는 김승기 감독과 전성현이 버티는 캐롯이 더 많은 팬들의 관심을 끌 것이다.

전성현은 “그림이 나온다(웃음). 지금 당장 뭘 바꾸거나 준비하는 건 의미가 없다. 누가 좀 더 집중하고, 간절하느냐의 싸움이다. 우리 선수들이 여기까지 온 건 현대모비스보다 더 이루고자 하는 간절함이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그 마음 변치 않고 더 집중하면 우리가 이길 확률이 높다”며 “경기를 보시지 않았나? 김진유는 리바운드를 잡다가 코트에 머리가 부딪히고, 몸을 날아다니고, 정현이는 어떻게든 이기려고 한다. 그게 코트 밖에서 볼 때 엄청나게 보였다. 그런 플레이가 내가 복귀하는데 큰 영향을 줬기 때문에 그런 플레이를 (5차전에서도) 보여줄 거라고 믿고 있다”고 동료들의 신뢰했다.

캐롯 선수들은 전성현의 복귀로 심적 편안함과 자신감을 얻었다. 전성현은 투지를 발휘하는 동료들 덕분에 코트에 좀 더 빨리 섰다. 전성현 복귀 효과가 5차전까지 이어지면 캐롯은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패하고도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캐롯과 현대모비스와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은 10일 오후 7시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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