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우습게 보이기 싫어 화난 표정 관리했다”…모로코서 영업 1시간 만에 쫓겨나

할랄 음식으로 요리했는데도 악성 민원 이어져
제작진, 12곳 퇴짜 끝에 현지 가게 대여

사업가 겸 요리연구가 백종원(57)이 모로코 야시장에서 장사하다가 악성 민원에 쫓겨났다.

9일 방송한 tvN 예능 프로그램 ‘장사천재 백사장’에서는 백종원이 아프리카 모로코 야시장에서 한식 장사를 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참고로, 장사천재 백사장은 대한민국 최고의 외식 경영 전문가라 불리는 백종원이 한식 불모지에서 직접 창업부터 운영까지 하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2일 tvN에서 처음 방송됐다.

9일 방송에서 백종원은 불고기 버거와 갈비탕을 선보이며 모로코 현지인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테이블은 금세 만석을 이뤘다. 갑자기 장사 시작 50분 만에 노점 전기가 끊겼지만 백종원은 당황하지 않고 계속해서 고기를 구우면서 상황을 정리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방에서 통화하던 남자 아르바이트생이 “더 이상 장사하면 안 된다고 한다. 문제가 있다는데 왜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장 측은 손님들이 노점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아버리기까지 했다. 갑자기 전기가 나간 것도 시장 측에서 일부러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백종원은 인터뷰에서 “갑자기 전기가 딱 나갔다. 장사를 오래 하다 보니 촉이 좋은데 느낌이 이상하더라”며 “장사 접을 때 굉장히 기분이 나쁘다. 그것도 타의에 의해서. 화가 났지만 표정 관리를 했다. 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더라. 떠나더라도 이런 식으로 우습게 보이기 싫었다”고 털어놨다.

장사를 접은 백종원은 속상해했고 같이 장사한 배우 이장우는 “텃세가 있다. 장사가 너무 잘되니까”라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곧이어 해당 사건의 경위가 드러났다. 모로코는 이슬람 율법에서 허용된 ‘할랄 음식’만 먹을 수 있는 국가다.

이를 알고 있는 백종원과 직원들은 직접 구매한 할랄 고기와 현지 시장 제품으로만 음식을 만들어 판매했다. 그런데도 일부 현지인이 타 국가에서 온 백종원과 출연진의 음식에 의문을 품고 시장에 민원을 넣은 것.

일부 손님이 “이 사람들 개구리 먹는다던데” “(제공하는 음식이) 돼지고기야?” 등의 말을 했고, 민원이 계속될 거라 시장 측은 판단해 백종원 가게의 장사를 중단시켰다는 후문이다.

제작진은 민원 담당자를 찾아가 사정을 말했지만 “손님이 이상한 거 먹고 아프다고 하면 누가 책임지냐?”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3일에 걸쳐 열심히 준비한 장사가 물거품이 되자 백종원은 “한국에 가고 싶더라”고 속마음을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떤 사고가 생겨도, 말도 안 되는 일인데도 끝을 보는 걸 좋아한다”라며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장사하다가 중단되는 경우도 많았다. 제일 중요한 건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라며 애써 마음을 다독이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