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박홍근 오늘 상견례…쟁점안 놓고 '은근한 신경전'(종합)
野 'CIA 도감청' 상임위 소집 요구에 尹 "사실 확인 먼저…종합 판단"
(서울=뉴스1) 박기범 이서영 노선웅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첫 상견례를 가졌다. 두 사람은 이날 서로의 인연을 소개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양곡관리법, 대통령실 업무보고 등 쟁점 현안을 두고 은근한 기싸움도 벌였다.
지난 7일 선출된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오는 4월 말 임기 종료를 앞둔 박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원내대표는 초선 때 교육위원회에서 2년 동안, 최근에는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같이 했고, 2017년 12월부터 5~6개월 가량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로 합을 맞춘 바 있다"고 두 사람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윤 원내대표의 인품이나 합리성, 꼼꼼함을 잘 알고 있고, 인품, 전문성뿐 아니라 국회 운영에 있어 풍부한 경험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잘 경청하겠다, 쓴소리를 잘 전달하겠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며 "이번 주 목요일(13일) 본회의에서 양곡법을 포함해 여러 현안이 있는데, 충분히 소통하고 협의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고 민생을 우선시하는, 일하는 모습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4월 임시국회에서의 '협치'도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와 상당한 신뢰관계가 있다. 어려운 시절에 여야 협상을 할 때도 항상 소통이 잘됐다. 협상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기 때문에 협상 파트너로서는 최고의 파트너"라고 했다.
이어 "4월 임시국회에서 박 원내대표와 소통하면서, 협치하면서 국민의 입장에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다만) 지금처럼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 국회는 국민에게 외면받고, 우리 정치는 공멸의 길로 갈 수 있다는 절박함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비공개 만남에서 두 원내대표는 4월 임시국회 쟁점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동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과 관련해 "윤 원내대표가 재의 투표를 할 것인지 물었고, 박 원내대표는 당연히 진행할 생각이다, 국회의장이 2번의 수정안을 내면서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했고 민주당은 농민, 농해수위 위원들의 반대 의견에도 합리적 안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또 "(박 원내대표가) 운영위원회에서 대통령실의 업무보고를 4개월째 못 받고 있어, 4월 중 대통령실 업무보고를 받을 수 있게 처리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다고 이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앞서 당정이 발표한 간호법, 의료법 중재안에 대해서는 "(박 원내대표는) 여당 의원도 함께 상임위에서 논의했고 합의 처리해 올라온 안이니 13일 합의 처리하는 게 맞다고 했다"며 "저도 (윤재옥) 원내대표가 각별히 챙겨보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여야 원내대표 간 다음 만남에 대해서는 "일주일에 한 번은 오찬 회동을 통해 현안에 대해 경청하고 토론해왔다"며 "박 원내대표의 임기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는데, 그 시간 동안 화합하는 정치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덕담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늘 월요일에 만나왔으니 양당 원내대표가 다음 주 월요일쯤(17일) 만나지 않을까 하는 얘기가 있었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4월 임시국회 현안에 대해 "박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로 협상할 때 같이 했다. 서로 신뢰가 있다"며 "합리적인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현안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소통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에 대한 야당의 상임위 소집 요구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것 같다. 확인을 빨리 해 사실관계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게 먼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상황을 보고 국회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인지 종합적으로 보겠다"고 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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